[아티클]브랜드 굿즈를 만들기 위해 고려해야 할 4단계 질문

‘헤이그라운드다움’을 담은 굿즈 제작기


좋아하는 카페나 서점에서 제작한 굿즈를 구매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구매하지 않더라도 방문한 곳에 브랜드 상품이 비치되어 있다면 꼭 둘러보는 편인데요, 그 브랜드가 어떤 가치나 메시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힌트를 얻기도 하거든요.


헤이그라운드에는 누구나 구매할 수 있는 브랜드 굿즈가 없었습니다. 헤이그라운드 신규 입주사를 위해 제공하는 웰컴 키트만 존재했죠. 외부에서 손님이 방문할 때면 이 웰컴 키트의 일부를 기념품으로 제공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어딘가 아쉬웠습니다. 웰컴 키트는 사무실에서 자주 사용하는 상품들로 구성되어 있어 실용적이지만 브랜드를 대표한다고 보기 어려웠어요. 구성품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브랜드 메시지가 부재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브랜드다움, 헤이그라운드다움을 전달하기 위해 브랜드 굿즈를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헤이그라운드 굿즈 전체샷 사진. 회색 배경 위에 주황색 캔버스 에코백, 그 위에는 체인지메이커 뱃지, 옆으로는 베이지색 머그컵, 노트, 스티커 세트가 놓여 있다. 에코백에는 'CHANGEMAKING JOURNEY WITH'라는 문구가 검은색 그래픽과 함께 디자인되어 있다. 머그컵에는 검은색 하트 모양이 인쇄되어 있다. 노트와 스티커는 주황색, 검은색, 흰색의 그래픽 요소로 구성되어 있으며, 'CHANGEMAKER', 'JOURNEY' 등의 단어가 보인다.

헤이그라운드 굿즈 미리보기



STEP 1. 우리의 ‘브랜드다움’은 무엇일까?


‘헤이그라운드다움은 무엇일까?’ 굿즈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필요했습니다. 몇 가지 질문을 통해 생각을 좁혀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타깃은 누구고 우선순위는 어떻게 되는지, 브랜드가 가진 고유한 특징, 속성은 무엇이고, 서비스/공간 경험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는지 등에 각자 답변하고 이야기 나누면서 우리가 가진 생각을 하나로 정리해 나갔습니다. 그렇게 ‘체인지메이커가 함께 일하고 성장하는 커뮤니티 오피스’로 메시지가 결정되는 듯했어요.


그런데 잘 다듬었다고 생각한 메시지를 다시 들여다보니, 정말 이 문장이 브랜드를 대표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헤이그라운드에서는 일하는 공간에 더하여 다양한 사회·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임팩트 지향 조직이 모여 있어, 멤버 간 서로 지지하고 협력하는 커뮤니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저희 팀은 이런 커뮤니티를 지속하고 활성화하기 위한 이벤트나 프로그램들을 함께 제공하고 있어요. 이런 부분에서 위 메시지도 헤이그라운드에 대한 소개는 맞지만, 우리가 운영하는 공간을 한 문장으로 설명하는 것 이상으로 헤이그라운드의 정체성을 보여주기에는 부족했습니다. 


누군가 이 메시지를 봤을 때 ‘그래서 헤이그라운드는 어떤 핵심 가치를 가지고 있는데?’라는 물음표가 생길 것 같았어요. 브랜드를 대표하는 굿즈인 만큼 헤이그라운드의 가치를 잘 담고 있어야 했습니다. 돌아보면 처음 메시지를 정리할 때 이미 잘 정리된 브랜드 가이드를 살펴보는 대신, 우리가 브랜드를 운영하며 경험한 느낌 안에서 문장을 만들려고 했던 거죠.


이렇듯 운영자의 경험에 기대어 브랜드의 대표 메시지를 결정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기도 합니다. 브랜드의 탄생을 함께하지 않았을 수도 있고, 그렇다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며 쌓이는 개인의 경험과 생각이 그 위에 다른 이미지를 덧붙여 상상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인데요. 브랜드에 공식적인 가이드라인과 정기적인 점검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브랜드에는 중심을 잡아주는 문서가 필요하고, 이런 문서 없이는 브랜드의 고유한 가치를 잊기 쉽습니다. 


결국 세 번의 미팅을 통해 정리한 문장 대신, 최초에 브랜드가 만들어질 때부터 존재했던 헤이그라운드의 슬로건 ‘Changemaking Journey with You’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사회‧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조직이 헤이그라운드의 고객임을 분명히 밝히며, 이들의 변화 여정에 늘 함께하겠다는 헤이그라운드의 정체성이 담겨 있어요. 이 슬로건에는 우리가 운영하는 공간이나 커뮤니티를 넘어 더 큰 범위에서의 브랜드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우리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멀리 있지 않았습니다.

 


STEP 2. 브랜드를 대표할 수 있는 제품군은 무엇일까?


헤이그라운드 팀원들에게 굿즈 경험을 묻는 서베이 캡쳐. 제목은 '여러분의 굿즈 경험을 공유해주세요'라고 쓰여있고, '받아본 굿즈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무엇인가요?' '헤이그라운드에 이런 굿즈가 꼭 있으면 좋겠어요!' 등의 질문이 있다.

헤이그라운드 팀원들을 대상으로 물어본 굿즈 경험


메시지를 정하기 전 팀원들을 대상으로 그간의 굿즈 경험을 묻는 간단한 서베이를 진행했습니다. 그중에는 받아본 굿즈 중 가장 필요했던 것과 필요하지 않았던 것을 물어보는 질문이 있었는데요, 답변이 참 흥미로웠어요. 각자가 선호하는 굿즈의 품목이 너무 달랐다는 점인데요! 결국 개인의 선호를 담아 굿즈를 제작하기보다는 ‘일하는 공간인 헤이그라운드의 정체성이 담긴 굿즈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힘을 더할 수 있었습니다. 오피스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면서도 활용도가 좋은 에코백, 핀 배지, 머그, 코스터, 노트, 스티커 총 6종으로 구성을 결정했어요.


STEP 3. 헤이그라운드다운 디자인이란 뭘까?


지금부터는 정말 실물 제작을 위한 단계입니다. 메시지와 상품을 잘 이어줄 장치, 즉 디자인 컨셉이 필요합니다. 처음 디자인 시안을 잡기 시작했을 때는 정말 갈피를 잡기 어려웠어요. 디자인 가이드를 어느 정도 따라야 할지부터 어떤 모티브를 사용하면 좋을지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정리가 안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첫 번째 시안 공유의 날. 디자인 설명을 마치고 TF원 각자가 상상했던 굿즈의 그림을 이야기 나눴습니다. ‘더 과감하면 좋겠어요.’로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2차 미팅에서는 정도를 모르고 과감해진 시안에 TF의 당황스러운 표정이 생각나네요. 하지만 그것도 잠시, 준비된 시안을 보며 톤앤매너의 기준을 수치화하고 3명이 같은 그림을 상상할 수 있도록 정리했습니다. 헤이그라운드 디자인이 1이고 우리 브랜드와 전혀 다른 새로운 디자인이 2라면, 이번 굿즈는 헤이그라운드와 조금 닮아있지만 새로운 느낌을 줄 수 있도록 1.5로 보이도록 하는 것이었죠.


헤이그라운드 굿즈의 톤앤매너를 수치화한 표. 양쪽 화살표가 있고, 왼쪽 끝에는 숫자 1과 함께 '헤이그라운드 디자인'이라고 쓰여있고 중간엔 숫자 1.5와 함께 주황색 글씨로 '헤이그라운드 굿즈'라는 단어가 쓰여있다. 오른쪽 끝에는 숫자 2와 함께 '새로운 디자인'이라는 단어가 쓰여있다.

헤이그라운드 굿즈의 톤앤매너를 수치화한 표


대망의 3차 미팅! 메시지와 상품을 이어줄 수 있는 뚜렷한 디자인 컨셉을 바탕으로 하나의 디자인으로 수렴하게 되었고, 마침내 헤이그라운드의 첫 번째 굿즈 디자인을 확정했습니다.


헤이그라운드의 슬로건 ‘Changemaking Journey with You’라는 메시지의 의미에서 힌트를 얻어, 길을 찾는 과정에 도움을 주는 ‘표지판’을 그래픽 모티브로 디자인했습니다. 키 비주얼에는 의도적으로 ‘You’가 빠져있는데요, 사용자(You)가 상품과 함께하며 빠져있는 문장이 완성되기를 바라며 기획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사실. 제작의 시간이 남았습니다. 



STEP 4. 우리 굿즈와 가장 잘 맞는 제작 업체는?

상품 발주를 위해 여러 업체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6개의 상품을 만들기로 결정한 바람에 찾아봐야 하는 업체가 더 많아졌습니다. 직접 방문해서 견본을 확인하기도 하고, 수십 통의 전화/메일을 통해 제품 퀄리티의 타협점을 찾기도 했어요. 


그 중엔 헤이그라운드 입주사인 랩엠제로와 협업해 만든 제품도 있는데요. 바로 언롤서피스 리트컵 머그와 재생 펠트 코스터입니다. 랩엠제로가 헤이그라운드에 입주할 때부터 ‘함께 진행해 볼 프로젝트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는데, 이번 굿즈 제작을 기회로 협업할 수 있었어요. 친환경 소재로 제작된 굿즈 상품을 찾고 있던 와중에 헤이그라운드 안에서 좋은 파트너사를 찾을 수 있던 것이죠. 


많은 종류의 제품 퀄리티를 컨트롤하는 일은 정신없고 어렵기도 했지만 각 분야의 전문가 선생님들과 함께 일하는 과정은 항상 든든하고 새롭고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헤이그라운드 굿즈가 탄생했습니다.



헤이그라운드 굿즈를 소개합니다


굿즈의 모든 물품은 사무실에서 사용하기 좋은 것들로 구성했습니다. 다 같이 놓고 보면 하나의 세트 같기도 하지만, 함께 또 따로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 균형을 맞추어 기획했어요.



주황색 헤이그라운드 에코백을 들고 걷고 있는 사람의 모습. 에코백에는 'CHANGEMAKING JOURNEY WITH'라는 문구와 함께 화살표와 하트 모양의 그래픽이 프린트되어 있으며, 작은 핀 뱃지가 부착되어 있다. 배경에는 책장이 보이며, 모노클 잡지가 꽂혀있다.

헤이그라운드 에코백과 핀뱃지


출퇴근길에 가볍게 들고 다니기 좋은 에코백은 브랜드 키컬러인 주황색 면에 키비주얼이 크게 프린트되어 있습니다. ‘CHANGEMAKER’라고 적힌 핀 배지는 패브릭 소재의 물품이라면 어디든 달고 다닐 수 있답니다. 가방과 짝꿍으로 생각하고 제작하기도 했어요.


테이블 위에 놓인 베이지색 헤이그라운드 머그컵을 손으로 잡고 있는 모습. 머그컵에는 검은색 화살표와 하트 모양이 인쇄되어 있으며, 컵받침 위에 올려져 있다. 배경에는 노트북과 손목에 착용한 스마트워치가 보이며, 업무나 회의 중인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헤이그라운드x언롤서피스 리트컵 머그와 코스터


리트컵 머그는 크기가 꽤 커서 많은 양을 한 번에 담아 마실 수 있어요. 튼튼하고 가벼워서 사무실에 두고 사용하기 좋습니다. 두 제품을 함께 사용한다면 컵을 들 때마다 재생 펠트 코스터에 가장자리에 둘러 있는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어요.


흰색 배경 위에 놓인 헤이그라운드 노트와 스티커들. 노트에는 주황색과 검은색 화살표, 하트 모양 패턴이 디자인되어 있으며, 주변에는 'CHANGEMAKER', 'COMMUNITY', 'WITH' 등의 단어가 적힌 스티커가 함께 놓여 있다. 검은색 펜도 배치되어 있어 필기 도구와 함께 활용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헤이그라운드 노트와 스티커


손바닥 크기의 노트는 키비주얼을 패턴처럼 만들어 디자인했습니다. 크기가 작아서 가볍게 가지고 다닐 수 있어요. 스티커는 다양한 조합으로 사용할 수 있게 메시지를 ‘journey’, ’with’ 등으로 쪼개서 만들었습니다. 




굿즈, 브랜드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던 시간

 

헤이그라운드 성수 시작점 1층 공간에 위치한 굿즈 판매 매대. 'CHANGEMAKING JOURNEY WITH YOU'라는 제목의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으며, 주황색 헤이그라운드 에코백과 베이지색 머그컵 등 전체 굿즈가 디스플레이되어 있다. 우드 톤의 간결한 디자인이 돋보이며, 배경에는 카페 공간과 사람들이 앉아 있는 모습이 보인다. 매대 위에는 무인결제를 위한 태블릿이 놓여 있다.

헤이그라운드 성수 시작점에서 판매중인 굿즈의 모습


브랜드에 물을 주고 잘 가꾸는 일은 참 어렵습니다. 브랜드를 만드는 일보다 어렵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종종 찾아옵니다. 이번 프로젝트도 쉽지 않았는데요! 쌓아온 것을 무너뜨리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기도 했고, 결정까지 예상보다 긴 시간이 걸리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프로젝트가 재밌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이유는 ‘브랜드 위에서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어서’였다고 생각합니다. 브랜드를 완벽히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은 아마 나만의 착각일 수도 있습니다. 저희가 이렇게 브랜드의 단단한 기반 위에서 새로운 씨앗을 발견해 싹을 틔운 것처럼요. 앞으로도 새롭게 탄생한 헤이그라운드 굿즈를 잘 가꾸고 살펴줄 생각입니다. 



헤이그라운드 성수 시작점 1층과 서울숲점 10층에 마련된 판매 부스에 방문해서 직접 확인해 보세요. 구매할 수도 있어요.

멋진데 의미도 좋은 헤이그라운드 굿즈, 단체 구매 하고싶다면? hey@heyground.com 으로 메일 주세요.




최예진

디자이너

헤이그라운드의 디자인 경험을 설계합니다.
무엇이든 일단 만들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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