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그라운드 엄마 아빠(이모, 삼촌, 고모) 그림 그리기 대회
“응 우리 엄마는 자료 만드는 일 해”
유치원생이던 제 아이와 아이 친구가 대화하던 중 “우리 엄마는 선생님인데 너희 엄마는 무슨 일 해?”라는 친구의 질문에 대한 제 아이의 대답이었습니다. 조금은 당황했던 그날의 기억을 아직도 잊을 수 없네요.
당시 다니던 회사에서는 급하게 보고 자료를 만드는 일이 잦았습니다. 주말에도 컴퓨터를 끼고 문서와 씨름할 때가 많았죠. 그때마다 “엄마 자료 만들어야 해서 조금 늦어, 엄마 자료만 만들어 놓고 놀아줄게.” 했던 제 말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그렇게 아이에게 ‘자료 만드는 사람’으로 각인되어 있었습니다.
누구나 알만한 큰 회사에 다니는 사람은 사명으로 본인을 설명하기도 하죠. 종종 “나는(또는 우리 딸, 아들은) OOO에 다녀” 이 한 문장으로 다른 모든 설명을 생략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기는 듯합니다. 선생님, 의사, 소방관, 유튜버 등 아이들에게 익숙한 직업군이 아니면 아이들에게는 모두 ‘회사원’으로 보이는 것 같기도 해요. 저 역시 제 일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그런 게 있어” 라며 얼버무리기도 했고요.
자신의 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만들어드리고 싶었어요.
제 경험이 모티브가 되어 엄마, 아빠(이모,삼촌,고모) 그리기 대회가 탄생했습니다. 그림을 명분 삼아 헤이그라운드 멤버분들이 자녀, 조카들에게 자기 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랐어요. 얼굴을 그리는 것보다 중요한 건 일에 관해 대화를 나누고 아이가 엄마, 아빠(이모, 삼촌, 고모)의 일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해해 보고 표현하는 과정이죠 .

그래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질문지 겸 작품 설명서가 될 카드도 준비했습니다. 또 헤이그라운드에 와서 직접 부모님의 사무실을 둘러보고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스페셜 데이도 마련했어요.
최종 총 19명의 어린이가 참가했고 형제나 남매들의 참여도 눈에 띄었습니다. 가장 어린 참가자는 루트임팩트 박소희 님의 조카 20개월의 염태리 어린이였고 가장 많이 참가한 입주사는 주식회사 언어발전소였어요.
아이들의 세심한 관찰력이 가득 담긴 작품이 도착했어요.

설레는 마음으로 출품작이 담긴 봉투를 열어보았어요. 출품작을 보기 앞서 먼저 질문지 카드를 꼼꼼히 읽었어요. 아이들이 빼곡히 적은 우리 엄마, 아빠가 하는 일을 한 번 보세요. 헤이그라운드 멤버들이 자신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아이들에게 설명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그려지지 않으시나요? 질문지 카드만으로도 이번 그림 대회의 의도가 잘 전달된 것 같아 기뻤어요.

아이들이 그린 그림은 더 놀라웠습니다. 부모님의 회사가 하는 일을 이해하고 그것을 그림으로 섬세하게 표현했기 때문이었는데요. 헤이그라운드 팀 동료들에게 아이들의 그림을 보여준 후, 어떤 입주사가 하는 일일지 맞혀보게 했었는데, 정답률이 꽤 높더라고요. 아이들이 얼마나 세심하게 관찰하고 표현했는지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두구두구, 수상작을 소개합니다. 🥳
고심끝에 6개의 작품을 선정했습니다. 아이들 이름을 클릭하면 더 큰 그림과 작품 설명을 보실 수 있어요.
유치부
(좌) 퓨쳐스콜레 송지한 어린이 (우) 언어발전소 노하윤 어린이

초등학교 저학년부
(좌) 언어발전소 이도윤 어린이 (우) 에이치지이니셔티브 이상윤 어린이

초등학교 고학년부
(좌) 루트임팩트 길수린 어린이 (우) 길스토리 아이피 노하임 어린이

수상소감을 전해주신 멤버분도 계셨어요.
세상에, 생각지도 못한 기쁜 소식을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꼬물꼬물 그림 그리는 아이 모습이 웃기고(ㅋㅋ) 대견해서 그걸 지켜보는 시간만으로도 기쁘고 선물 같았어요. 이런 좋은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한데 심지어 수상까지! 더할 나위 없이 기쁩니다! 작년에 한번 아이를 헤이그라운드에 데려온 적이 있었는데 엄마가 이렇게 좋은 데에서 일하냐고 눈이 똥그래졌더랬죠. 한결 더 행복하게 회사 생활을 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에이치지이니셔티브 전혜은 님 (이상윤 어린이)
심사가 불가능한 사생 대회
아이들의 작품은 모두 멋졌어요. 그래서 심사가 참 쉽지 않았습니다. 심사는 1) 부모님의 직업, 회사, 헤이그라운드를 적절하게 표현했는지, 2) 개성 있는 표현과 더불어 감정이 잘 전달되었는지, 3) 그리고 질문지를 완성도있게 작성했는지, 세 가지를 기준으로 총 4명의 헤이그라운드 팀 동료들이 진행하였습니다. 모든 심사위원이 고심 끝에 작품을 선정했지만, ‘과연 이 사생 대회 심사가 가능한가?’ 의문을 품기도 했습니다. 그 이유는 심사평에서 확인해 보세요.
어른이 된 저는 아이들의 시선을 다 이해하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작가들의 의도와 마음을 제가 감히 평가할 수 있을까요. 심사가 불가능한 사생 대회, 사실 이 대회의 진짜 의미는 그림의 완성도에 있지 않았습니다. 하시는 일을 아이와 나누고, 아이가 그것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이해하는 시간을 만들어드리고 싶었어요. 아이에게는 도화지에 올려 본 그림보다 엄마, 아빠, 이모, 고모, 삼촌과 함께한 그 순간이 훨씬 기억 속에 오래 남을지도 몰라요. 이번 경험이 여러분의 마음속에 따뜻하게 남아, 앞으로도 서로의 하루를 더 자주 들여다보고 나누는 시간을 만들어 가시기 바랍니다

그리기 대회에 참가한 헤이그라운드 멤버와 자녀
아이들의 그림에 공통점이 하나 있는데 혹시 눈치채신 분들 계실까요? 바로 웃는 모습의 엄마, 아빠, 이모, 삼촌, 고모를 그렸다는 점이에요. 그건 아마 아이를 바라보는 표정이었거나 아이들이 부모님을 떠올리면 드는 감정을 투영한 것일 거예요. 나의 일이 세상을 더 좋게 만들고 있다는 믿음으로 일을 하지만 어느 하루는 고단한 날도 있지요. 그런 날 아이가 그린 나를 보면서 작은 위로와 응원을 얻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정다원
멤버십 매니저
임팩트 지향 조직을 큐레이팅하여
헤이그라운드와 연결합니다.
헤이그라운드 엄마 아빠(이모, 삼촌, 고모) 그림 그리기 대회
“응 우리 엄마는 자료 만드는 일 해”
유치원생이던 제 아이와 아이 친구가 대화하던 중 “우리 엄마는 선생님인데 너희 엄마는 무슨 일 해?”라는 친구의 질문에 대한 제 아이의 대답이었습니다. 조금은 당황했던 그날의 기억을 아직도 잊을 수 없네요.
당시 다니던 회사에서는 급하게 보고 자료를 만드는 일이 잦았습니다. 주말에도 컴퓨터를 끼고 문서와 씨름할 때가 많았죠. 그때마다 “엄마 자료 만들어야 해서 조금 늦어, 엄마 자료만 만들어 놓고 놀아줄게.” 했던 제 말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그렇게 아이에게 ‘자료 만드는 사람’으로 각인되어 있었습니다.
누구나 알만한 큰 회사에 다니는 사람은 사명으로 본인을 설명하기도 하죠. 종종 “나는(또는 우리 딸, 아들은) OOO에 다녀” 이 한 문장으로 다른 모든 설명을 생략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기는 듯합니다. 선생님, 의사, 소방관, 유튜버 등 아이들에게 익숙한 직업군이 아니면 아이들에게는 모두 ‘회사원’으로 보이는 것 같기도 해요. 저 역시 제 일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그런 게 있어” 라며 얼버무리기도 했고요.
자신의 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만들어드리고 싶었어요.
제 경험이 모티브가 되어 엄마, 아빠(이모,삼촌,고모) 그리기 대회가 탄생했습니다. 그림을 명분 삼아 헤이그라운드 멤버분들이 자녀, 조카들에게 자기 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랐어요. 얼굴을 그리는 것보다 중요한 건 일에 관해 대화를 나누고 아이가 엄마, 아빠(이모, 삼촌, 고모)의 일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해해 보고 표현하는 과정이죠 .
그래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질문지 겸 작품 설명서가 될 카드도 준비했습니다. 또 헤이그라운드에 와서 직접 부모님의 사무실을 둘러보고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스페셜 데이도 마련했어요.
최종 총 19명의 어린이가 참가했고 형제나 남매들의 참여도 눈에 띄었습니다. 가장 어린 참가자는 루트임팩트 박소희 님의 조카 20개월의 염태리 어린이였고 가장 많이 참가한 입주사는 주식회사 언어발전소였어요.
아이들의 세심한 관찰력이 가득 담긴 작품이 도착했어요.
설레는 마음으로 출품작이 담긴 봉투를 열어보았어요. 출품작을 보기 앞서 먼저 질문지 카드를 꼼꼼히 읽었어요. 아이들이 빼곡히 적은 우리 엄마, 아빠가 하는 일을 한 번 보세요. 헤이그라운드 멤버들이 자신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아이들에게 설명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그려지지 않으시나요? 질문지 카드만으로도 이번 그림 대회의 의도가 잘 전달된 것 같아 기뻤어요.
아이들이 그린 그림은 더 놀라웠습니다. 부모님의 회사가 하는 일을 이해하고 그것을 그림으로 섬세하게 표현했기 때문이었는데요. 헤이그라운드 팀 동료들에게 아이들의 그림을 보여준 후, 어떤 입주사가 하는 일일지 맞혀보게 했었는데, 정답률이 꽤 높더라고요. 아이들이 얼마나 세심하게 관찰하고 표현했는지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두구두구, 수상작을 소개합니다. 🥳
고심끝에 6개의 작품을 선정했습니다. 아이들 이름을 클릭하면 더 큰 그림과 작품 설명을 보실 수 있어요.
유치부
(좌) 퓨쳐스콜레 송지한 어린이 (우) 언어발전소 노하윤 어린이
초등학교 저학년부
(좌) 언어발전소 이도윤 어린이 (우) 에이치지이니셔티브 이상윤 어린이
초등학교 고학년부
(좌) 루트임팩트 길수린 어린이 (우) 길스토리 아이피 노하임 어린이
수상소감을 전해주신 멤버분도 계셨어요.
심사가 불가능한 사생 대회
아이들의 작품은 모두 멋졌어요. 그래서 심사가 참 쉽지 않았습니다. 심사는 1) 부모님의 직업, 회사, 헤이그라운드를 적절하게 표현했는지, 2) 개성 있는 표현과 더불어 감정이 잘 전달되었는지, 3) 그리고 질문지를 완성도있게 작성했는지, 세 가지를 기준으로 총 4명의 헤이그라운드 팀 동료들이 진행하였습니다. 모든 심사위원이 고심 끝에 작품을 선정했지만, ‘과연 이 사생 대회 심사가 가능한가?’ 의문을 품기도 했습니다. 그 이유는 심사평에서 확인해 보세요.
그리기 대회에 참가한 헤이그라운드 멤버와 자녀
아이들의 그림에 공통점이 하나 있는데 혹시 눈치채신 분들 계실까요? 바로 웃는 모습의 엄마, 아빠, 이모, 삼촌, 고모를 그렸다는 점이에요. 그건 아마 아이를 바라보는 표정이었거나 아이들이 부모님을 떠올리면 드는 감정을 투영한 것일 거예요. 나의 일이 세상을 더 좋게 만들고 있다는 믿음으로 일을 하지만 어느 하루는 고단한 날도 있지요. 그런 날 아이가 그린 나를 보면서 작은 위로와 응원을 얻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멤버십 매니저
임팩트 지향 조직을 큐레이팅하여
헤이그라운드와 연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