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그라운드를 만들어가는 동료들 시리즈

“헤이그라운드 팀은 주도적으로 일합니다.”
헤이그라운드에 CX스태프로 처음 합류했을 때 가장 먼저 들었던 말 중 하나입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처음에는 이 말이 그다지 특별하게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 제가 생각하던 ‘주도성’은 시키는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하는 것이었고, 그 정도야 당연히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학교 과제를 할 때 조장 노릇도 자주 해봤고, 아르바이트를 할 때도 지시를 기다리며 가만히 있기보다 일을 찾아다니는 편이었으니까요. 그 정도의 가벼운 마음이었는데, 현실은 생각보다 그리 간단하지 않았습니다.

헤이그라운드에서 말하는 주도성은 단순히 일을 능동적으로 처리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맡은 일을 내가 가장 잘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는 것, 도움이 필요할 때 먼저 요청할 수 있는 것, 내가 무엇을 하고 있고 어떤 결과를 만들고 있는지 적절한 시점에 구체적으로 공유하는 것. 그런 것들이 주도성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들이었고, 스스로 잘 해내는 것만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저에게는 꽤나 낯설고 어려운 방식이었습니다. 주어진 일을 해내는 것만으로도 벅찰 때가 있는데, 그것을 다시 타인에게 설명하고 공유하는 일은 또 다른 에너지가 필요하기도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그동안 많은 생각을 하더라도 그것을 제 안에만 정리해 두고, 협업보다는 개인의 완결성을 더 중요하게 여겼던 순간이 많았습니다. 제가 하는 일을 애써 내세우지 않고, 부족하거나 어려운 점도 굳이 드러내지 않으면 혼자서는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혼자 잘하는 것과 함께 잘하는 것은 전혀 다른 능력입니다.

효율적이고 스마트한 기술이 강조되는 요즘 시대이지만, 커뮤니케이션과 협업 같은 소프트 스킬이 더 어렵고 귀한 능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기본적인 역량처럼 보이지만, 꾸준한 연습과 시간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느낍니다. AI에게 질문 한 번 던진다고 갑자기 협업을 잘하게 되는 것도 아니고, 상대방의 의도를 정확히 이해하게 되는 것도 아니죠.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부딪히고 배우고 실패하면서 조금씩 익혀야 하더라고요. 저는 헤이그라운드에서 그 과정을 경험하고 있고, 그것을 응원하고 지지해 주는 동료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 기쁩니다.
"저는 일종의 오작교랄까요."
스태프의 업무에 대해 형식적으로 답하자면, 멤버들의 문의를 받고, 협력사나 담당 부서와 소통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공간을 관리하고, 반복되는 운영 프로세스를 정리하고 개선합니다. 일반적으로 CX라고 하면 온라인 서비스의 고객 경험을 떠올리기 쉽지만, 제가 담당하는 것은 ‘공간의 CX’에 가깝기 때문에 공간 안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일들을 파악하고 연결하는 역할을 합니다.

채널톡으로 멤버들과 소통하는 일부터 복합기, 사물함, 대관 공간 장비 등을 1차로 점검하는 일까지 업무의 범위는 꽤 넓습니다. 신규 입주가 들어오면 입주 청소와 웰컴키트를 체크하고, 홈페이지나 공간 곳곳에 각종 공지사항을 게시하는 일도 CX스태프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일은 미디어보드에 멤버들의 홍보물을 등록하는 일입니다. 어떤 재미있는 행사들이 열리는지 누구보다 먼저 알 수 있으니까요.
네, 저는 공간 전체를 운영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저 혼자 하는건 아닙니다. 각 분야에는 저마다의 전문가와 담당자가 있고 저는 그들과 멤버들을 잇는 일종의 오작교랄까요. 오작교의 새들이 제 한몸 바쳐 다리를 놔주는 것 처럼, 저는 언어라는 수단으로 이를 대신합니다. 담당자에게는 상황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전달하고, 멤버에게는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다시 설명하는 것. 문제 해결에 앞서 커뮤니케이션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작다고 치부되는 일들을 외면하고 싶지 않아요."
모든 업무에는 저마다의 고충이 있듯, 이 일에도 소모적인 측면이 분명 존재하고, 그것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운영 업무의 반복적이고 기능적인 측면은 사회 문제의 전면에 뛰어 들어가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는 일에 비하면 작거나 수동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보통 멤버들이 문의를 하는 경우도, 무언가 문제가 생기거나 불편한 게 있을 때이기에, 그런 것들을 하나하나 ‘처리’한다고 생각하면 감정적으로 소모되기도 해요.
그럼에도 제가 이 일을 소중히 여기는 이유는 작다고 치부되는 일들을 외면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큰 일과 작은 일, 중요한 일과 사소한 일, 특별한 일과 평범한 일을 구별하며 전자에만 의미와 권위, 가치를 부여하고 싶지 않습니다. 어떤 일은 다른 일보다 쉽게 무시당하고, 인정받지 못하기도 합니다. 임팩트 지향 조직, 비영리 조직의 일 역시 우리 사회에서 종종 뒷전으로 밀려나는 것 처럼요. 기후 환경 문제는 경제 성장이라는 목표에 가려지고, 소수자 문제는 사회적 합의 뒤로 미뤄지기도 하죠.

세상의 너무 많은 것들이 외면당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합니다. 거대한 변화를 만드는 일과 눈앞의 작은 불편을 해결하는 일은 생각보다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믿으면서요. 그것을 간직한 채 계속 나아가고 싶습니다.
저는 이제 막 임팩트 생태계에서 첫발을 내딛는 중입니다. 그래서인지 늘 배울 것이 많게 느껴지고, 답보다는 질문이 더 많습니다. 하지만 이 미숙한 상태가 싫지만은 않습니다. 하나의 명쾌한 답보다 끊임없는 질문이 세상을 바꾸는 진짜 힘이 아닐까요? 오늘도 저는 질문을 가득 안고 헤이그라운드로 출근합니다.
민이수
CX Staff
언어로 관계를
이어주는 오작교입니다.
헤이그라운드를 만들어가는 동료들 시리즈
“헤이그라운드 팀은 주도적으로 일합니다.”
헤이그라운드에 CX스태프로 처음 합류했을 때 가장 먼저 들었던 말 중 하나입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처음에는 이 말이 그다지 특별하게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 제가 생각하던 ‘주도성’은 시키는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하는 것이었고, 그 정도야 당연히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학교 과제를 할 때 조장 노릇도 자주 해봤고, 아르바이트를 할 때도 지시를 기다리며 가만히 있기보다 일을 찾아다니는 편이었으니까요. 그 정도의 가벼운 마음이었는데, 현실은 생각보다 그리 간단하지 않았습니다.
헤이그라운드에서 말하는 주도성은 단순히 일을 능동적으로 처리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맡은 일을 내가 가장 잘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는 것, 도움이 필요할 때 먼저 요청할 수 있는 것, 내가 무엇을 하고 있고 어떤 결과를 만들고 있는지 적절한 시점에 구체적으로 공유하는 것. 그런 것들이 주도성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들이었고, 스스로 잘 해내는 것만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저에게는 꽤나 낯설고 어려운 방식이었습니다. 주어진 일을 해내는 것만으로도 벅찰 때가 있는데, 그것을 다시 타인에게 설명하고 공유하는 일은 또 다른 에너지가 필요하기도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그동안 많은 생각을 하더라도 그것을 제 안에만 정리해 두고, 협업보다는 개인의 완결성을 더 중요하게 여겼던 순간이 많았습니다. 제가 하는 일을 애써 내세우지 않고, 부족하거나 어려운 점도 굳이 드러내지 않으면 혼자서는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혼자 잘하는 것과 함께 잘하는 것은 전혀 다른 능력입니다.
효율적이고 스마트한 기술이 강조되는 요즘 시대이지만, 커뮤니케이션과 협업 같은 소프트 스킬이 더 어렵고 귀한 능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기본적인 역량처럼 보이지만, 꾸준한 연습과 시간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느낍니다. AI에게 질문 한 번 던진다고 갑자기 협업을 잘하게 되는 것도 아니고, 상대방의 의도를 정확히 이해하게 되는 것도 아니죠.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부딪히고 배우고 실패하면서 조금씩 익혀야 하더라고요. 저는 헤이그라운드에서 그 과정을 경험하고 있고, 그것을 응원하고 지지해 주는 동료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 기쁩니다.
"저는 일종의 오작교랄까요."
스태프의 업무에 대해 형식적으로 답하자면, 멤버들의 문의를 받고, 협력사나 담당 부서와 소통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공간을 관리하고, 반복되는 운영 프로세스를 정리하고 개선합니다. 일반적으로 CX라고 하면 온라인 서비스의 고객 경험을 떠올리기 쉽지만, 제가 담당하는 것은 ‘공간의 CX’에 가깝기 때문에 공간 안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일들을 파악하고 연결하는 역할을 합니다.
채널톡으로 멤버들과 소통하는 일부터 복합기, 사물함, 대관 공간 장비 등을 1차로 점검하는 일까지 업무의 범위는 꽤 넓습니다. 신규 입주가 들어오면 입주 청소와 웰컴키트를 체크하고, 홈페이지나 공간 곳곳에 각종 공지사항을 게시하는 일도 CX스태프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일은 미디어보드에 멤버들의 홍보물을 등록하는 일입니다. 어떤 재미있는 행사들이 열리는지 누구보다 먼저 알 수 있으니까요.
네, 저는 공간 전체를 운영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저 혼자 하는건 아닙니다. 각 분야에는 저마다의 전문가와 담당자가 있고 저는 그들과 멤버들을 잇는 일종의 오작교랄까요. 오작교의 새들이 제 한몸 바쳐 다리를 놔주는 것 처럼, 저는 언어라는 수단으로 이를 대신합니다. 담당자에게는 상황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전달하고, 멤버에게는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다시 설명하는 것. 문제 해결에 앞서 커뮤니케이션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작다고 치부되는 일들을 외면하고 싶지 않아요."
모든 업무에는 저마다의 고충이 있듯, 이 일에도 소모적인 측면이 분명 존재하고, 그것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운영 업무의 반복적이고 기능적인 측면은 사회 문제의 전면에 뛰어 들어가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는 일에 비하면 작거나 수동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보통 멤버들이 문의를 하는 경우도, 무언가 문제가 생기거나 불편한 게 있을 때이기에, 그런 것들을 하나하나 ‘처리’한다고 생각하면 감정적으로 소모되기도 해요.
그럼에도 제가 이 일을 소중히 여기는 이유는 작다고 치부되는 일들을 외면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큰 일과 작은 일, 중요한 일과 사소한 일, 특별한 일과 평범한 일을 구별하며 전자에만 의미와 권위, 가치를 부여하고 싶지 않습니다. 어떤 일은 다른 일보다 쉽게 무시당하고, 인정받지 못하기도 합니다. 임팩트 지향 조직, 비영리 조직의 일 역시 우리 사회에서 종종 뒷전으로 밀려나는 것 처럼요. 기후 환경 문제는 경제 성장이라는 목표에 가려지고, 소수자 문제는 사회적 합의 뒤로 미뤄지기도 하죠.
세상의 너무 많은 것들이 외면당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합니다. 거대한 변화를 만드는 일과 눈앞의 작은 불편을 해결하는 일은 생각보다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믿으면서요. 그것을 간직한 채 계속 나아가고 싶습니다.
저는 이제 막 임팩트 생태계에서 첫발을 내딛는 중입니다. 그래서인지 늘 배울 것이 많게 느껴지고, 답보다는 질문이 더 많습니다. 하지만 이 미숙한 상태가 싫지만은 않습니다. 하나의 명쾌한 답보다 끊임없는 질문이 세상을 바꾸는 진짜 힘이 아닐까요? 오늘도 저는 질문을 가득 안고 헤이그라운드로 출근합니다.
CX Staff
언어로 관계를
이어주는 오작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