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행사를 만들기까지, 팀의 '미션 임파서블'
지난 1편에 이어서, 이번엔 커뮤니티 이벤트를 더 ‘가치 지향적’으로 만드는 법에 대해 공유해보겠습니다. 그에 앞서, 헤이그라운드가 왜 ‘가치 지향적'인 이벤트를 만들었을까요?
헤이그라운드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임팩트 지향 조직이 함께 모여 일하고 성장하는 커뮤니티 오피스입니다. 대표적인 회사로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기후솔루션, 베이비 박스 문제를 해결하는 비투비, 정치 문제를 해결하는 뉴웨이즈 등 사회 문제를 비즈니스로 해결하는 회사들이 모여 커뮤니티를 이루고 있습니다.
헤이그라운드 팀은 같은 공간에 모여있는 임팩트 지향 조직들이 서로 연결되도록 판을 깔고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헤이그라운드 팀은 다양한 사회적, 환경적 문제를 혁신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분들이 모인 만큼, 그에 걸맞는 책임감을 가지고 판을 깔아드리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언젠가 헤이그라운드 워크스페이스 파트장 노유리 님이 커뮤니티 행사에서 언급한 것처럼요.
“(입주 조직이) 다양성과 환경을 고민하는 분들이기 때문에 저희 역시 더 책임을 느끼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입주할 때 제공하는 웰컴키트를 사용할 물건만 골라갈 수 있게 바꿨고요,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점자 사이니지를 도입하려 합니다. 외부에서 요구하지 않아도, 이전보다 조금은 불편해도 다양성과 환경에 대한 고민은 계속할 예정입니다. 의식하고 고집했을 때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헤이그라운드 팀이 일하는 목적은 이처럼 일상에서의 안정감을 제공하는 거예요. 쾌적하고, 안전하고, 편리한 오피스를 넘어 좀 더 서로를 인지하고 존중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게 그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헤이그라운드는 UN SDGs 중 “일터의 다양성과 포용성”, “지속가능한 도시” 라는 사회 문제 해결을 중요한 가치로 여깁니다. 공간, 운영 정책, 서비스, 커뮤니케이션 등 헤이그라운드가 하는 다양한 일에 두 가치가 녹아있죠.
이번 연말 커뮤니티 이벤트 역시 “다양성”, “친환경”가치를 추구했습니다. 헤이그라운드의 다양한 멤버의 참여를 고민하고 행사로 인해 발생하는 쓰레기를 최소화하고자 했습니다. 모든 이벤트는 헤이그라운드의 모든 멤버가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다양성을 포용하는 이벤트 만들기
포토존 <만남의 장소>
휠체어 접근성을 고려한 포토존
<만남의 장소>라는 이름의 포토존은 손으로 살짝 밀면 누구나 위치를 조정할 수 있는 무게로 제작했고, 휠체어 진입 간격을 고려하여 비치 했습니다. 비치하는 데에도 고민이 많았는데요. 조형물 간 간격을 너무 넓혀두면 사진에 담기는 전체 그림이 어색해지고, 전체 그림에만 초점을 두면 휠체어가 진입하기 어려워 브랜드 디자이너 예진 님과 수심이 깊은 표정으로 한참을 조형물을 이리저리 옮겼어요. 최종 모습이 창조자(예진)의 마음에 드셨을지 모르겠습니다.
누구나 참여 가능한 게임 이벤트
<헤그타운, 올해의 단지에 도전하세요!>라는 팀 대항전은 헤이그라운드 멤버들이 참가 신청서를 제출하여 참여했던 프로그램입니다. 정해진 멤버들이 최대 4~5시간 정도 함께 해야 하는 활동이 많아 특히 많은 것을 고민했던 프로그램입니다.
우선, 참가 신청서부터 살펴볼까요. 신청서에서는 참여 멤버의 휠체어석 필요 여부, 유아동반 여부, 안내견 동반 여부 등을 확인했습니다.
참가 신청서 일부
프로그램 기획이 완료된 상태에서 신청서를 받았는데요. 프로그램 담당자들이 각 사항에 따라 장소나 게임 진행 방식을 변경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 플랜을 마련해두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휠체어를 이용하거나 아이와 함께 참여하는 멤버가 참여한다면 일부 게임의 방식을 변경하는 등 여러 방안을 준비해두었어요.
PPT 자료를 최대로 활용한 대항전 게임
청각 장애인 멤버도 게임에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PPT 자료를 최대 활용했습니다. 문자와 그림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요. 게임 설명에 시간이 많이 들 수 있어 게임은 최대한 단순하면서도 서로 협동하여 진행할 수 있는, 재미있는 게임들로 준비했습니다. 스피드 컵 쌓기, 다양성 OX 퀴즈, 미니컬링 그리고 문자 빨리 보내기 게임이 진행됐어요. 특히, 다양성 OX 퀴즈는 루트임팩트의 DEI 이니셔티브 팀 홍주은 님께 자문을 구해 누구나 알아두면 좋을 다양성과 관련된 내용으로 퀴즈를 구성했습니다.
다양성 퀴즈 내용 중
시각 자료를 최대한 활용하고 헤이그라운드 팀 구성원이 함께 안내하면 원활히 진행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실제 진행 과정에서는 청각 장애인 멤버가 어려움을 겪었어요. 화면이 앞 사람에게 가려져 잘 보이지 않거나 거리가 멀어 입모양을 보기 어려운 상황도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하게도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셨던 입주사 에이유디 멤버분들께서 이 모습을 지켜보시더니 문자 통역 서비스를 지원해주셨어요. 덕분에 다음 프로그램부터는 큰 어려움 없이 모두가 프로그램에 즐겁게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에이유디의 문자 통역 서비스를 이용하여 진행된 결승전
다양한 선택지를 마련한 간식 이벤트
이벤트 기간 중 하루, 여러 종류의 쿠키와 음료를 공용 키친에서 제공했습니다. 음료와 간식은 헤이그라운드에 대한 애정이 깊은 두 카페 로우키, 디진테제에서 준비해주셨습니다. 두 카페는 각각 헤이그라운드 성수 시작점, 서울숲점에 입점했어요.
다양한 선택지를 마련한 로우키와 디진테제의 간식들
채식 지향 식사를 하시는 분, 카페인을 섭취하지 못하는 분을 위해 비건 쿠키와 차도 준비했습니다. 비건 쿠키는 로우키에서 준비해주셨는데요. 이번 이벤트를 위해 달걀, 버터, 우유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비건 쿠키 레시피를 새로 개발하여 준비해주셨어요. 새로운 레시피로 만든 쿠키 반응은 너무나 좋았습니다. 그 덕분인지 음식물쓰레기 발생률은 0%였어요.
참가자들의 에세이를 책자로 제작한 <헤이그라운드 에세이 공모전>
내향인도 참여할 수 있는 코너, 에세이 공모전
팀 대항전과 같은 프로그램은 많은 멤버와 자연스럽게 알게 되어 좋은 점이 있지만, 낯선 사람을 동시에 많이 만나게 되는 것에 부담이 있는 분들은 이벤트에 쉽게 참여하기 어렵죠. 그래서 외향적인 성향이 아닌 멤버도 참여해 보고 싶어지는 <에세이 공모전>도 있었습니다.
목표했던 인원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에세이를 보내주셔서 놀랐어요.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은 헤이그라운드에 MBTI ‘E’성향을 가진 외향적인 멤버만큼이나 ‘I’성향을 가진 내향적인 멤버도 무척 많다는 것입니다. 많은 멤버들이 연말 서베이에서 ‘외향적이지 않아도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가 있으면 좋겠다’, ‘이벤트가 다양했으면 좋겠는데 네트워킹이 부담스럽다’고 답해 주신 것을 통해 이런 이벤트를 더 많이 시도해 봐야겠다고 결심하기도 했어요.
이벤트에 친환경 요소 고려하기
종이 가구로 제작한 <만남의 장소> 팝업 조형물
종이 가구로 제작한 팝업 조형물
위에서 언급된 <만남의 장소>라는 포토존의 큰 조형물은 종이로 만들어졌습니다.이 조형물은 종이 가구로 사업을 시작한 페이퍼팝에 제작을 의뢰했습니다. 종이 조형물은 두 개 이상의 소재를 사용하거나 종이에 코팅 작업을 추가로 하지 않기 때문에 분리 배출 시 재활용이 가능합니다.
디자이너 예진 “이벤트를 기획할 때 이렇게 종이로 조형물을 만드는 선택지도 있다는 것을 입주사 분들께도 보여주고 싶었어요.”
더불어, 소재 특성 상 다른 소재보다 포근하고 따뜻한 느낌이 있어 이번 프로젝트나 헤이그라운드 공간에도 잘 어울리는 장점도 있었습니다.
모든 이벤트에서 쓰레기 발생을 최소화하기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해 모든 디자인 산출물은 재활용 가능한 소재를 활용했습니다. 인쇄물 사용을 지양했으나 급히 안내문이 필요한 경우 헤이그라운드에 비치된 사탕수수 부산물로 만든 복사용지를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프로그램에 사용된 물품은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최대한 활용했습니다. 구매가 불가피한 경우에는 ‘우리가 그것을 다시 사용할 수 있는가’를 중요하게 고민했습니다. 그럴 수 없다면 대체품이나 대안을 생각해 냈어요.
팀 대항전 모습
예를 들면, 팀 대항전에서 팀을 상징하는 물품으로 버리지 않고 계속 사용할 수 있는 조끼를 선택하고, 재미있어보여도 소모되는 물품이 너무 많은 게임은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음료와 간식을 제공했던 <새참 드세요>라는 간식 이벤트에서도 일회용품 쓰레기 발생을 최소화하고자 카페에서 쟁반을 빌려와 사용하고 반납했습니다. 또한 멤버가 개인 텀블러와 식기를 이용하여 음료와 간식을 먹을 만큼 가져갈 수 있도록 세팅했습니다. 헤이그라운드 에서는 ‘먹을 만큼만 가져가기’, ‘나눠 먹기’, ‘개인 용기 사용하기’ 문화가 이미 잘 자리 잡고 있어서 특별한 부연 설명 없이도 진행이 수월했습니다.
이런 가치를 생각하고 반영하는 것은 어떤 때는 사소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며 무척 수고스러운 때도 있습니다. 준비 시간도 촉박한데 프로그램 완성도를 높이면서도 다양성과 환경도 고민해야 한다니 매 순간 ‘미션 임파서블’을 찍는 기분이었습니다. 나름 완성도 있게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에 허점을 발견할 때도 있었고요. 여러 관점에서 들여다보고 보완하는 과정은 어찌 그리 지난한지요.
운영팀의 회고 문서 중
이번 연말 커뮤니티 이벤트에서는 너무 많은 것들을 한번에 다 잘해보려고 했던 것은 아닌가 싶은 마음도 듭니다. 세상의 다양함은 셀 수 없는데 모든 것을 고려하다보면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흐려지거나 이도저도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렇지만 헤이그라운드 팀은 이런 수고와 보완이 모여 헤이그라운드가 추구하는 가치가 더 진정성 있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더 깊이있게 잘 할 수 있는 영역을 차근차근 늘려나가고자 합니다.
“헤이그라운드 멤버들이 하고 있는 일들, 여는 이벤트들을 보면서 사회적, 환경적 문제에 대해 한번이라도 더 생각해보게 되는데요. 그 과정에서 조금은 더 감수성이 높아지고 의식이 생기는 것 같고, 이 자체에서 성장감을 느낍니다.” - 익명의 헤이그라운드 멤버
글 | CX 매니저 조선희
편집 | 브랜드 파트장 조현인
사진 | 김원만
모두를 위한 행사를 만들기까지, 팀의 '미션 임파서블'
지난 1편에 이어서, 이번엔 커뮤니티 이벤트를 더 ‘가치 지향적’으로 만드는 법에 대해 공유해보겠습니다. 그에 앞서, 헤이그라운드가 왜 ‘가치 지향적'인 이벤트를 만들었을까요?
헤이그라운드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임팩트 지향 조직이 함께 모여 일하고 성장하는 커뮤니티 오피스입니다. 대표적인 회사로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기후솔루션, 베이비 박스 문제를 해결하는 비투비, 정치 문제를 해결하는 뉴웨이즈 등 사회 문제를 비즈니스로 해결하는 회사들이 모여 커뮤니티를 이루고 있습니다.
헤이그라운드 팀은 같은 공간에 모여있는 임팩트 지향 조직들이 서로 연결되도록 판을 깔고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헤이그라운드 팀은 다양한 사회적, 환경적 문제를 혁신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분들이 모인 만큼, 그에 걸맞는 책임감을 가지고 판을 깔아드리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언젠가 헤이그라운드 워크스페이스 파트장 노유리 님이 커뮤니티 행사에서 언급한 것처럼요.
“(입주 조직이) 다양성과 환경을 고민하는 분들이기 때문에 저희 역시 더 책임을 느끼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입주할 때 제공하는 웰컴키트를 사용할 물건만 골라갈 수 있게 바꿨고요,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점자 사이니지를 도입하려 합니다. 외부에서 요구하지 않아도, 이전보다 조금은 불편해도 다양성과 환경에 대한 고민은 계속할 예정입니다. 의식하고 고집했을 때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헤이그라운드 팀이 일하는 목적은 이처럼 일상에서의 안정감을 제공하는 거예요. 쾌적하고, 안전하고, 편리한 오피스를 넘어 좀 더 서로를 인지하고 존중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게 그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헤이그라운드는 UN SDGs 중 “일터의 다양성과 포용성”, “지속가능한 도시” 라는 사회 문제 해결을 중요한 가치로 여깁니다. 공간, 운영 정책, 서비스, 커뮤니케이션 등 헤이그라운드가 하는 다양한 일에 두 가치가 녹아있죠.
이번 연말 커뮤니티 이벤트 역시 “다양성”, “친환경”가치를 추구했습니다. 헤이그라운드의 다양한 멤버의 참여를 고민하고 행사로 인해 발생하는 쓰레기를 최소화하고자 했습니다. 모든 이벤트는 헤이그라운드의 모든 멤버가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다양성을 포용하는 이벤트 만들기
포토존 <만남의 장소>
휠체어 접근성을 고려한 포토존
<만남의 장소>라는 이름의 포토존은 손으로 살짝 밀면 누구나 위치를 조정할 수 있는 무게로 제작했고, 휠체어 진입 간격을 고려하여 비치 했습니다. 비치하는 데에도 고민이 많았는데요. 조형물 간 간격을 너무 넓혀두면 사진에 담기는 전체 그림이 어색해지고, 전체 그림에만 초점을 두면 휠체어가 진입하기 어려워 브랜드 디자이너 예진 님과 수심이 깊은 표정으로 한참을 조형물을 이리저리 옮겼어요. 최종 모습이 창조자(예진)의 마음에 드셨을지 모르겠습니다.
누구나 참여 가능한 게임 이벤트
<헤그타운, 올해의 단지에 도전하세요!>라는 팀 대항전은 헤이그라운드 멤버들이 참가 신청서를 제출하여 참여했던 프로그램입니다. 정해진 멤버들이 최대 4~5시간 정도 함께 해야 하는 활동이 많아 특히 많은 것을 고민했던 프로그램입니다.
우선, 참가 신청서부터 살펴볼까요. 신청서에서는 참여 멤버의 휠체어석 필요 여부, 유아동반 여부, 안내견 동반 여부 등을 확인했습니다.
참가 신청서 일부
프로그램 기획이 완료된 상태에서 신청서를 받았는데요. 프로그램 담당자들이 각 사항에 따라 장소나 게임 진행 방식을 변경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 플랜을 마련해두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휠체어를 이용하거나 아이와 함께 참여하는 멤버가 참여한다면 일부 게임의 방식을 변경하는 등 여러 방안을 준비해두었어요.
PPT 자료를 최대로 활용한 대항전 게임
청각 장애인 멤버도 게임에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PPT 자료를 최대 활용했습니다. 문자와 그림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요. 게임 설명에 시간이 많이 들 수 있어 게임은 최대한 단순하면서도 서로 협동하여 진행할 수 있는, 재미있는 게임들로 준비했습니다. 스피드 컵 쌓기, 다양성 OX 퀴즈, 미니컬링 그리고 문자 빨리 보내기 게임이 진행됐어요. 특히, 다양성 OX 퀴즈는 루트임팩트의 DEI 이니셔티브 팀 홍주은 님께 자문을 구해 누구나 알아두면 좋을 다양성과 관련된 내용으로 퀴즈를 구성했습니다.
다양성 퀴즈 내용 중
시각 자료를 최대한 활용하고 헤이그라운드 팀 구성원이 함께 안내하면 원활히 진행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실제 진행 과정에서는 청각 장애인 멤버가 어려움을 겪었어요. 화면이 앞 사람에게 가려져 잘 보이지 않거나 거리가 멀어 입모양을 보기 어려운 상황도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하게도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셨던 입주사 에이유디 멤버분들께서 이 모습을 지켜보시더니 문자 통역 서비스를 지원해주셨어요. 덕분에 다음 프로그램부터는 큰 어려움 없이 모두가 프로그램에 즐겁게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에이유디의 문자 통역 서비스를 이용하여 진행된 결승전
다양한 선택지를 마련한 간식 이벤트
이벤트 기간 중 하루, 여러 종류의 쿠키와 음료를 공용 키친에서 제공했습니다. 음료와 간식은 헤이그라운드에 대한 애정이 깊은 두 카페 로우키, 디진테제에서 준비해주셨습니다. 두 카페는 각각 헤이그라운드 성수 시작점, 서울숲점에 입점했어요.
다양한 선택지를 마련한 로우키와 디진테제의 간식들
채식 지향 식사를 하시는 분, 카페인을 섭취하지 못하는 분을 위해 비건 쿠키와 차도 준비했습니다. 비건 쿠키는 로우키에서 준비해주셨는데요. 이번 이벤트를 위해 달걀, 버터, 우유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비건 쿠키 레시피를 새로 개발하여 준비해주셨어요. 새로운 레시피로 만든 쿠키 반응은 너무나 좋았습니다. 그 덕분인지 음식물쓰레기 발생률은 0%였어요.
참가자들의 에세이를 책자로 제작한 <헤이그라운드 에세이 공모전>
내향인도 참여할 수 있는 코너, 에세이 공모전
팀 대항전과 같은 프로그램은 많은 멤버와 자연스럽게 알게 되어 좋은 점이 있지만, 낯선 사람을 동시에 많이 만나게 되는 것에 부담이 있는 분들은 이벤트에 쉽게 참여하기 어렵죠. 그래서 외향적인 성향이 아닌 멤버도 참여해 보고 싶어지는 <에세이 공모전>도 있었습니다.
목표했던 인원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에세이를 보내주셔서 놀랐어요.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은 헤이그라운드에 MBTI ‘E’성향을 가진 외향적인 멤버만큼이나 ‘I’성향을 가진 내향적인 멤버도 무척 많다는 것입니다. 많은 멤버들이 연말 서베이에서 ‘외향적이지 않아도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가 있으면 좋겠다’, ‘이벤트가 다양했으면 좋겠는데 네트워킹이 부담스럽다’고 답해 주신 것을 통해 이런 이벤트를 더 많이 시도해 봐야겠다고 결심하기도 했어요.
이벤트에 친환경 요소 고려하기
종이 가구로 제작한 <만남의 장소> 팝업 조형물
종이 가구로 제작한 팝업 조형물
위에서 언급된 <만남의 장소>라는 포토존의 큰 조형물은 종이로 만들어졌습니다.이 조형물은 종이 가구로 사업을 시작한 페이퍼팝에 제작을 의뢰했습니다. 종이 조형물은 두 개 이상의 소재를 사용하거나 종이에 코팅 작업을 추가로 하지 않기 때문에 분리 배출 시 재활용이 가능합니다.
디자이너 예진 “이벤트를 기획할 때 이렇게 종이로 조형물을 만드는 선택지도 있다는 것을 입주사 분들께도 보여주고 싶었어요.”
더불어, 소재 특성 상 다른 소재보다 포근하고 따뜻한 느낌이 있어 이번 프로젝트나 헤이그라운드 공간에도 잘 어울리는 장점도 있었습니다.
모든 이벤트에서 쓰레기 발생을 최소화하기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해 모든 디자인 산출물은 재활용 가능한 소재를 활용했습니다. 인쇄물 사용을 지양했으나 급히 안내문이 필요한 경우 헤이그라운드에 비치된 사탕수수 부산물로 만든 복사용지를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프로그램에 사용된 물품은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최대한 활용했습니다. 구매가 불가피한 경우에는 ‘우리가 그것을 다시 사용할 수 있는가’를 중요하게 고민했습니다. 그럴 수 없다면 대체품이나 대안을 생각해 냈어요.
팀 대항전 모습
예를 들면, 팀 대항전에서 팀을 상징하는 물품으로 버리지 않고 계속 사용할 수 있는 조끼를 선택하고, 재미있어보여도 소모되는 물품이 너무 많은 게임은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음료와 간식을 제공했던 <새참 드세요>라는 간식 이벤트에서도 일회용품 쓰레기 발생을 최소화하고자 카페에서 쟁반을 빌려와 사용하고 반납했습니다. 또한 멤버가 개인 텀블러와 식기를 이용하여 음료와 간식을 먹을 만큼 가져갈 수 있도록 세팅했습니다. 헤이그라운드 에서는 ‘먹을 만큼만 가져가기’, ‘나눠 먹기’, ‘개인 용기 사용하기’ 문화가 이미 잘 자리 잡고 있어서 특별한 부연 설명 없이도 진행이 수월했습니다.
이런 가치를 생각하고 반영하는 것은 어떤 때는 사소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며 무척 수고스러운 때도 있습니다. 준비 시간도 촉박한데 프로그램 완성도를 높이면서도 다양성과 환경도 고민해야 한다니 매 순간 ‘미션 임파서블’을 찍는 기분이었습니다. 나름 완성도 있게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에 허점을 발견할 때도 있었고요. 여러 관점에서 들여다보고 보완하는 과정은 어찌 그리 지난한지요.
운영팀의 회고 문서 중
이번 연말 커뮤니티 이벤트에서는 너무 많은 것들을 한번에 다 잘해보려고 했던 것은 아닌가 싶은 마음도 듭니다. 세상의 다양함은 셀 수 없는데 모든 것을 고려하다보면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흐려지거나 이도저도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렇지만 헤이그라운드 팀은 이런 수고와 보완이 모여 헤이그라운드가 추구하는 가치가 더 진정성 있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더 깊이있게 잘 할 수 있는 영역을 차근차근 늘려나가고자 합니다.
“헤이그라운드 멤버들이 하고 있는 일들, 여는 이벤트들을 보면서 사회적, 환경적 문제에 대해 한번이라도 더 생각해보게 되는데요. 그 과정에서 조금은 더 감수성이 높아지고 의식이 생기는 것 같고, 이 자체에서 성장감을 느낍니다.” - 익명의 헤이그라운드 멤버
글 | CX 매니저 조선희
편집 | 브랜드 파트장 조현인
사진 | 김원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