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지용 | 어니스트플라워 고객경험 총괄
루트임팩트의 공유 주거 브랜드인 디웰 사업을 맡아 일하다가 지금은 어니스트플라워에서 고객들의 더나은 경험을 만들기 위해 일한다. 한국어가 들리지 않는 여행지에서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있는 자유를 좋아해 매년 여행을 떠났다. 작년 8월 생애 첫 독립을 했다. 여행을 할 수 없는 요즘, 집을 꾸미는 재미로 산다. 집을 한 번 정리해야겠다 싶을 때 사람들을 초대한다. 그럼 어떻게든 정리하게 된다. (h.gd@flry.kr)
"꼭 목표를 바라보고 달려가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어니스트플라워는 어떤 팀인가요?
전국 화훼 농가에서 농부님들이 직접 키운 꽃을 인터넷 주문을 통해 고객들에게 배송하는 이커머스 서비스입니다. 농부님들은 좀 더 안정적인 납품처를 확보하실 수 있고, 고객들은 계절에 맞는 제철 꽃을 쉽게 경험하실 수 있어요. 고객들이 더 쉽게 일상에서 자연을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팀입니다.
어니스트플라워에서 고객경험팀 리드를 맡고 계십니다. 주로 어떤 일을 하나요?
고객들의 목소리VOC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개선하는 일을 합니다. 웹페이지를 개선하기도 하고, 상품의 구색을 조율하기도 하면서요. 지금까지는 직접 고객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CS실무 비중이 컸는데, 최근에 감사하게도 CS 전문가가 합류해 주셔서요. 앞으로는 UI / UX / CX에 더 집중하려고 해요.
CS실무를 직접 해본 경험이 도움이 많이 되나요?
제 경우엔 꼭 필요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해요. 저희 서비스의 경우엔 온라인 커머스이다 보니, 고객들의 직접적인 반응을 알 수 있는 창구가 잘 없어요. 너무 어려웠지만, 정말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CS 업무를 할 때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뭔가요?
제가 대응하고 있는 고객이 저희 서비스의 장기 고객이 될 여지가 있는지 여부를 늘 생각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한정된 자원을 가급적이면 장기고객이 될 가능성이 있는 분들에게 쓰고 싶다는 생각으로요.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저희가 제공하고자 하는 경험을 상세히 시간을 들여 설명했어요. 그를 통해 맥락만 잘 전달이 된다면, 같은 경험도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으니까요. 저희가 제공하려는 경험과는 완전히 다른 것을 원하는 분들이라면, 최대한 빠르게 요청을 처리했습니다.
어니스트플라워에는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요?
어니스트플라워는 FLRY라는 비영리 법인에서 시작됐는데요. FLRY에서 LUSH의 지원을 받아 청소년 임시보호 시설에 정원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한 적이 있어요. 제가 학부 때 복수전공으로 환경생태공학을 하면서 조경을 공부하기도 했어서 자원봉사로 그 프로젝트에 참여했어요. FLRY 김다인 대표와 전직장 동료로 연도 있었고요. 그러다 첫 회사를 퇴사하고 어니스트플라워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이직을 결심한 이유가 있었나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첫 직장을 7년 정도 다녔는데요. 이직을 고민할 무렵에 스스로에게 내가 1-2년차 때만큼 즐겁게, 열심히 일하고 있나 자문했는데 그렇지 않았어요. 그리고 다른 하나는, 구인구직 시장에서 제가 점점 더 무거워지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있었죠. 앞으로 점점 선택권이 줄어들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자발적으로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지용님께는 삶에서 중요한 요소군요.
네, 많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예요. 저는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하는게 너무 싫고 힘들거든요. (웃음) 지금은 일이 재미있는데도 그래요. 다행히 첫 직장도, 지금 일하는 곳도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었어요. 그런데 만약 제가 왜 하는지 모르는 일을 재미없고 지루하게 해야하는 상황은.. 상상이 잘 안돼요. 제가 과연 일어나서 출근할 수 있을 지. (웃음)
앞으로 어니스트플라워에서 더 도전해보고 싶은 영역이 있나요?
언젠가 회사에서 직접 꽃을 생산하는 영역에도 도전을 한다면, 생산 쪽에서도 꼭 한 번 일해보고 싶어요. 제가 직접 농사까지는 못 짓더라도, 관련된 영역에서 일해보고 싶습니다.
여행을 좋아하시는 것으로 압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 이야기 좀 들려주세요.
친구가 스리랑카에서 요가원을 열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스리랑카로 2주 정도 여행을 갔어요. 그때 보냈던 시간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스리랑카 기차는 바다와 정말 가까이서 달려요. 친구와 함께 기차를 타고 가다 서퍼들이 보이는 역에 바로 내려서 서퍼들을 구경하던 시간도 좋았고요. 친구에게 요가를 배우던 것, 광활한 차밭을 본 것, 제가 묵은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인근 대학의 명상지도자라 그 분과 밤에 술마시면서 나눈 이야기들. 정말 좋았어요. 다녀와서 실제로 서핑을 배우기도 했고요.
어떤 삶을 살고 싶으세요?
저는 다이빙을 좋아해서 자주 하곤 했는데요. 다이빙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Every dive is good dive”라는 말을 많이 해요. (웃음) 날씨가 안 좋다면 안 좋은대로, 시야가 좁다면 좁은대로, 각각의 매력이 있는 다이빙이라는 거죠. 무언가를 꼭 봐야 한다는 목표가 있고, 그 목표를 기준으로 좋은 다이빙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고요. 제 삶도 그러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서핑도 비슷한 것 같은데요. 물론 좋은 파도가 와서 재미있게 탈 때도 즐겁지만, 파도를 기다릴때도 즐겁잖아요. 바람이 살랑 불고, 저는 물에 둥둥 떠있고. 이대로 파도가 오지 않더라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요. 인생도 그런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어요.
헤이그라운드 멤버들에게 영업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PPL은 아니지만.. (웃음) 요즘 라일락이 정말 좋아요. 물론 관리가 쉬운 꽃은 분명 아니지만, 그래도 아침에 일어나 집에 은은하게 퍼지는 라일락 향을 맡는 것은 분명 좋은 경험일 거예요.
헤이그라운드 멤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경험이 있나요?
여행가실 때, 그 여행지가 등장하는 소설이나 에세이를 가져가셔서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발리에 간 적이 있는데, 우연히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읽고 있었어요. 그런데 책에 발리 이야기가 나오는거예요. 그게 주는 재미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 다음에 일본 여행을 가면서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를 가져가서 읽었는데 역시나 하나의 재미 요소가 되어 주었어요. 한 번쯤 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웃음)
Interview 헤이리슨 | Photo 원더
허지용 | 어니스트플라워 고객경험 총괄
루트임팩트의 공유 주거 브랜드인 디웰 사업을 맡아 일하다가 지금은 어니스트플라워에서 고객들의 더나은 경험을 만들기 위해 일한다. 한국어가 들리지 않는 여행지에서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있는 자유를 좋아해 매년 여행을 떠났다. 작년 8월 생애 첫 독립을 했다. 여행을 할 수 없는 요즘, 집을 꾸미는 재미로 산다. 집을 한 번 정리해야겠다 싶을 때 사람들을 초대한다. 그럼 어떻게든 정리하게 된다. (h.gd@flry.kr)
"꼭 목표를 바라보고 달려가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어니스트플라워는 어떤 팀인가요?
전국 화훼 농가에서 농부님들이 직접 키운 꽃을 인터넷 주문을 통해 고객들에게 배송하는 이커머스 서비스입니다. 농부님들은 좀 더 안정적인 납품처를 확보하실 수 있고, 고객들은 계절에 맞는 제철 꽃을 쉽게 경험하실 수 있어요. 고객들이 더 쉽게 일상에서 자연을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팀입니다.
어니스트플라워에서 고객경험팀 리드를 맡고 계십니다. 주로 어떤 일을 하나요?
고객들의 목소리VOC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개선하는 일을 합니다. 웹페이지를 개선하기도 하고, 상품의 구색을 조율하기도 하면서요. 지금까지는 직접 고객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CS실무 비중이 컸는데, 최근에 감사하게도 CS 전문가가 합류해 주셔서요. 앞으로는 UI / UX / CX에 더 집중하려고 해요.
CS실무를 직접 해본 경험이 도움이 많이 되나요?
제 경우엔 꼭 필요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해요. 저희 서비스의 경우엔 온라인 커머스이다 보니, 고객들의 직접적인 반응을 알 수 있는 창구가 잘 없어요. 너무 어려웠지만, 정말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CS 업무를 할 때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뭔가요?
제가 대응하고 있는 고객이 저희 서비스의 장기 고객이 될 여지가 있는지 여부를 늘 생각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한정된 자원을 가급적이면 장기고객이 될 가능성이 있는 분들에게 쓰고 싶다는 생각으로요.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저희가 제공하고자 하는 경험을 상세히 시간을 들여 설명했어요. 그를 통해 맥락만 잘 전달이 된다면, 같은 경험도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으니까요. 저희가 제공하려는 경험과는 완전히 다른 것을 원하는 분들이라면, 최대한 빠르게 요청을 처리했습니다.
어니스트플라워에는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요?
어니스트플라워는 FLRY라는 비영리 법인에서 시작됐는데요. FLRY에서 LUSH의 지원을 받아 청소년 임시보호 시설에 정원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한 적이 있어요. 제가 학부 때 복수전공으로 환경생태공학을 하면서 조경을 공부하기도 했어서 자원봉사로 그 프로젝트에 참여했어요. FLRY 김다인 대표와 전직장 동료로 연도 있었고요. 그러다 첫 회사를 퇴사하고 어니스트플라워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이직을 결심한 이유가 있었나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첫 직장을 7년 정도 다녔는데요. 이직을 고민할 무렵에 스스로에게 내가 1-2년차 때만큼 즐겁게, 열심히 일하고 있나 자문했는데 그렇지 않았어요. 그리고 다른 하나는, 구인구직 시장에서 제가 점점 더 무거워지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있었죠. 앞으로 점점 선택권이 줄어들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자발적으로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지용님께는 삶에서 중요한 요소군요.
네, 많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예요. 저는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하는게 너무 싫고 힘들거든요. (웃음) 지금은 일이 재미있는데도 그래요. 다행히 첫 직장도, 지금 일하는 곳도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었어요. 그런데 만약 제가 왜 하는지 모르는 일을 재미없고 지루하게 해야하는 상황은.. 상상이 잘 안돼요. 제가 과연 일어나서 출근할 수 있을 지. (웃음)
앞으로 어니스트플라워에서 더 도전해보고 싶은 영역이 있나요?
언젠가 회사에서 직접 꽃을 생산하는 영역에도 도전을 한다면, 생산 쪽에서도 꼭 한 번 일해보고 싶어요. 제가 직접 농사까지는 못 짓더라도, 관련된 영역에서 일해보고 싶습니다.
여행을 좋아하시는 것으로 압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 이야기 좀 들려주세요.
친구가 스리랑카에서 요가원을 열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스리랑카로 2주 정도 여행을 갔어요. 그때 보냈던 시간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스리랑카 기차는 바다와 정말 가까이서 달려요. 친구와 함께 기차를 타고 가다 서퍼들이 보이는 역에 바로 내려서 서퍼들을 구경하던 시간도 좋았고요. 친구에게 요가를 배우던 것, 광활한 차밭을 본 것, 제가 묵은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인근 대학의 명상지도자라 그 분과 밤에 술마시면서 나눈 이야기들. 정말 좋았어요. 다녀와서 실제로 서핑을 배우기도 했고요.
어떤 삶을 살고 싶으세요?
저는 다이빙을 좋아해서 자주 하곤 했는데요. 다이빙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Every dive is good dive”라는 말을 많이 해요. (웃음) 날씨가 안 좋다면 안 좋은대로, 시야가 좁다면 좁은대로, 각각의 매력이 있는 다이빙이라는 거죠. 무언가를 꼭 봐야 한다는 목표가 있고, 그 목표를 기준으로 좋은 다이빙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고요. 제 삶도 그러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서핑도 비슷한 것 같은데요. 물론 좋은 파도가 와서 재미있게 탈 때도 즐겁지만, 파도를 기다릴때도 즐겁잖아요. 바람이 살랑 불고, 저는 물에 둥둥 떠있고. 이대로 파도가 오지 않더라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요. 인생도 그런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어요.
헤이그라운드 멤버들에게 영업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PPL은 아니지만.. (웃음) 요즘 라일락이 정말 좋아요. 물론 관리가 쉬운 꽃은 분명 아니지만, 그래도 아침에 일어나 집에 은은하게 퍼지는 라일락 향을 맡는 것은 분명 좋은 경험일 거예요.
헤이그라운드 멤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경험이 있나요?
여행가실 때, 그 여행지가 등장하는 소설이나 에세이를 가져가셔서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발리에 간 적이 있는데, 우연히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읽고 있었어요. 그런데 책에 발리 이야기가 나오는거예요. 그게 주는 재미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 다음에 일본 여행을 가면서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를 가져가서 읽었는데 역시나 하나의 재미 요소가 되어 주었어요. 한 번쯤 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웃음)
Interview 헤이리슨 | Photo 원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