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그라운드에 입주하면 진짜 협업이 많나요?
헤이그라운드는 설립 단계부터 잠재 입주사들과 함께 공간을 설계했습니다. 우리는 이 과정을 그라운드 빌딩 프로세스라고 부르죠. 약 2년 동안 헤이그라운드에 입주할 20여 개 기업이 참여해 물리적인 환경부터 커뮤니티운영 방식까지 함께 논의했어요. 커뮤니티의 가치, 관계 형성 방법, 줄 수 있는 것과 줄 수 없는 것, 서로의 노하우와 정보를 공유하는 문화, 커뮤니티 활동의 부작용 등, 당시의 고민이 모여 현재 헤이그라운드만의 문화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헤이그라운드의 문화 중 특히 중요한 하나는 협력을 통한 연결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헤이그라운드에 입주하면 진짜 협업이 많이 일어나는지 물어보곤 하는데요, 멤버들이 만든 협업 사례를 통해 대답을 대신해 보려 합니다.
세 멤버가 함께 만들면 임팩트는 더 커져요.
모레상점*을 운영하는 임팩토리얼은 매년 환경의 날에 ‘그제상점’이라는 이름으로 마켓을 열고 있어요. 올해는 다시입다연구소*와 댄스위드비*가 합류해 판을 키웠고요. 임팩토리얼에서는 작은 하자로 판매되지 못한 제품 등 사연 있는 제품을 판매해 수익금을 환경 단체에 기부하는 플리마켓을, 다시입다연구소에서는 1:1 물물 교환으로 안 입는 옷이 재화가 되어 새로운 옷을 얻을 수 있는 대안적 의류 소비 문화 행사인 21%파티를, 댄스위드비에서는 환경을 위해 앞장서는 활동가와 농부 연사를 섭외해 토크쇼를 열었습니다.
환경 보호라는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에 하는 일이 서로 다른 세 조직이 더욱 쉽게 협업할 수 있었어요. 또한 이 세 조직을 지지하는 팬들도 서로 비슷한 가치를 지향하기에 행사장에 방문한 사람들 모두 그제상점에서 열린 모든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며 각 조직의 임팩트가 커지는 데도 큰 도움이 되었답니다.
*모레상점 : 지속가능한 책임소비를 지향하는 쇼핑몰로 수익금의 1%를 환경문제 예방, 개선, 회복을 위한 프로젝트에 기부한다.
*다시입다연구소 : 패션 산업이 환경에 끼치는 악영향을 알리고 의류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의류 교환 행사인 21%를 개최한다.
*댄스위드비 : 꿀벌과 인류의 공존을 위한 커뮤니티를 운영한다. 꿀벌에 대해 함께 공부하고 공생을 위한 고민을 함께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댄비 학교를 운영한다.

'모레다시댄비' 행사 풍경.
가치에 공감해주고 도와주는 멤버들이 있어요.
씨드앤*에서는 AIot 기반의 온도관리 솔루션 리프(leaf)를 개발하고 있어요. 헤이그라운드는 8층 규모의 건물 두 곳을 운영하고 있어 전기 에너지 사용량에 대한 책임감도 막중하기에, 씨드앤의 제안을 받고 지난 여름부터 리프를 시범 도입하여 운영 중에요. 공용공간뿐 아니라 이웃 멤버의 사무실에도 테스트 배드로 리프 도입을 제안하였는데, 입주사 7곳(안전가옥, HGI, 에누마, 자란다, 빅이슈 코리아 등)이 흔쾌히 응해주었죠.
참여 입주사는 무료로 리프 서비스를 이용하며 쾌적한 온도의 사무실에서 일할 수 있었고, 씨드앤은 온도의 쾌적성 및 조작의 편리성 등 사용자 측면의 피드백을 수집해 리프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할 수 있었습니다. 에너지 절감 효과까지 있었기에 헤이그라운드 팀은 내년에도 리프를 확대 적용해 나갈 예정이에요. 헤이그라운드 멤버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서로의 사업에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성장해 나가고 있어요.
*씨드앤 : 에너지 친화적인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을 미션으로, 에너지를 적재적소에 쓸 수 있도록 데이터에 기반한 에너지 관리 방식의 기준을 만드는 인공지능 솔루션을 개발한다.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사이로 발전해요.
이웃 사무실을 쓰던 ESC(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와 빠띠*는 물품을 빌려주는 등 소소한 도움을 주고받으며 가까워졌다고 해요. 그러던 중 ESC에서 여성과학기술인 정책 포럼을 준비하게 되었고 타운 미팅 운영 경험이 있는 파트너 조직을 찾다가 헤이그라운드에 입주해 관계가 생긴 빠띠에 협업을 제안하게 되었어요.
해당 행사는 지난 20여 년간 여성과학기술인 정책의 발자취를 뒤돌아보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였는데요, ESC가 기획 및 감독하고, 빠띠가 공동 기획을 하며 행사 준비와 진행을 수행하는 형식으로 아웃소싱 계약을 하였습니다. ESC는 만성적인 인력 문제로 늘 행사 진행 스탭이 부족하였고, 빠띠는 과학기술분야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는데, 서로 미흡한 점을 보완하며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는 후문을 들었어요. 타운 미팅 행사는 과학기술 분야 현업 종사자, 학생, 경력보유자, 이직자 등 총 55명이 참여해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고 하네요.
*ESC :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로, 과학적 사고와 합리성이 한국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및 문화 활동을 전개하고 시민사회와 연대하여 한국 사회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설계하는 일에 동참하고 있다.
*빠띠 : 빠띠는 열린 기술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플랫폼 협동조합으로, 데모스X, 캠페인즈, 데이터트러스트, 믹스온, 타운홀, 카누 등의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기꺼이 먼저 주고 받는 사람들이 모여 있어요.
새롭고 커다란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것만이 협업은 아니에요. 헤이그라운드에는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을 나눌 줄 아는 사람들이 모여있어요. 디지털 보안 및 안전 기술을 연구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비영리 조직인 인터랩*은 헤이그라운드 비영리 조직을 대상으로 무료로 사이버 보안 컨설팅을 진행해 주기도 했죠.
청각장애인을 위한 문자통역서비스를 제공하는 에이유디*는 연말까지 헤이그라운드 공간에서 개최하는 행사에 문자통역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해 주기로 했고요. 뿐만아니라 행사에서 남은 먹거리, 이벤트를 하고 남은 굿즈, 사용에 문제는 없지만 판매가 어려운 자사 제품 등을 필요한 사람에게 나누는 모습은 정말 흔히 펼쳐지는 풍경이랍니다.
주는 사람이 있다면 받고 싶은 사람도 있죠. 얼마 전에는 종이가방을 구한다는 글이 오프라인 게시판에 붙었어요. 다시입다연구소에서 전시 디스플레이에 활용하기 위한 소품을 구하고 있었던 것인데요. 며칠이 지나자, 게시물 앞에 종이가방이 하나씩 모이기 시작했어요. 전시를 마친 후 다시입다연구소에서 종이 가방을 재사용하는데 동참한 멤버들을 향한 감사인사를 남겼고요.
또 최근에는 소셜 액션 플랫폼 베이크*를 운영하는 소셜밸류랩 소속 멤버가 길고양이(헤이그라운드 멤버들이 공동 육묘(?)중인 고양이. 이름은 길순이) 달력 만들기를 추진하고 있어요. 달력 판매금을 모아 노묘 길순이의 건강검진비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동참 의사를 밝힌 헤이그라운드 멤버는 총 5명, 따뜻한 마음을 한데 모여 새로운 액션을 만들고 있어요.
*인터랩 : 시민들과 활동가들이 사이버 폭력 또는 공격으로부터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디지털 보안 및 안전 기술을 연구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비영리 단체다.
*에이유디 : 논난청인의 의사소통과 사회참여의 불평등 해소를 미션으로, 농난청인의 인권을 존중하며 지속가능한 소통과 나눔을 위해 협동하는 조합이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전문적으로 문자통역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베이크 : 내가 직접 만들고 참여하는 사회적 가치 소셜 액션 네트워크 플랫폼이다. 내 주변 사회 문제에 관심이 있고 변화를 직접 만들어 가고 싶은 사람들을 연결하고 있다.

헤이그라운드 성수 시작점 1층, 다시입다연구소의 "종이 쇼핑백을 구합니다!"
소셜 액션 플랫폼 베이크에서 진행중인 길순이 달력 만들기 모집 글
헤이그라운드에서 협업이 많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헤이그라운드는 자연스러운 만남을 추구해요. 먼저 공간이 분위기를 만들고 있죠. 독립공간에 가기 전 반드시 거쳐야 하는 키친과 라운지에서 멤버들은 서로 안면을 틀 수밖에 없어요. 입주 후 첫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헤이그라운드 운영팀은 먼저 입주한 멤버들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간략히 설명하고, 새로운 멤버의 입주 시점에 맞춰 엘리베이터 미디어보드를 통해 소개와 환영을 전합니다. 멤버가 서로를 더 잘 알아갈 수 있도록 각 지점 거점 공간에 팝업을 열 수 있도록 적극 권장하고 있으며, 한 달에 한 번 멤버의 소식을 차곡차곡 실은 뉴스레터도 발행하고 있고요.
가끔 빵빵한 리워드가 있는 입주사 모의고사를 열어 서로가 하는 일을 보다 적극적으로 찾아 볼 수 있도록 유도하죠. 이렇듯 헤이그라운드 운영팀 팀은 서로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일상적인 장치를 많이 마련해요. 가끔 운영팀이 정말 잘 맞을 것 같은 멤버들을 직접 소개해 주기도 하는데, 원래 인사하지 않고 지냈던 사이일지라도 이미 서로 하는 일을 알고 있는 상태일 때가 많더라고요. 강요보다는 자연스러운 노출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멤버들이 편하게 소통하고 새로운 일을 도모하는 데에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간혹 무언가 제안하고 싶은데, 인지도가 부족해서, 아무도 참여하지 않을 것 같아서, 등을 이유로 용기를 내지 못하는 멤버들도 있어요. 헤이그라운드에서 일어나는 협업의 형태는 고양이 달력을 만드는 일부터 연간 행사를 함께 만드는 일까지 폭 넓어요. 그 시작 역시 온오프라인 게시판에 무언가 올리는 것부터 헤이그라운드 운영팀을 찾아오는 것까지 다양하고요.
헤이그라운드는 협업의 크고 작음을 떠나 새로운 모습의 연결을 만들어 나가는 모든 멤버들을 언제나 응원하고 있으니, 주저 말고 용기 내 보시길 바랍니다:)
글 | 헤이그라운드 워크스페이스 파트장 노유리
사진 | 포토그래퍼 김원만, 베이크 웹사이트, 헤이그라운드 브랜드 디자이너 최예진
헤이그라운드에 입주하면 진짜 협업이 많나요?
헤이그라운드는 설립 단계부터 잠재 입주사들과 함께 공간을 설계했습니다. 우리는 이 과정을 그라운드 빌딩 프로세스라고 부르죠. 약 2년 동안 헤이그라운드에 입주할 20여 개 기업이 참여해 물리적인 환경부터 커뮤니티운영 방식까지 함께 논의했어요. 커뮤니티의 가치, 관계 형성 방법, 줄 수 있는 것과 줄 수 없는 것, 서로의 노하우와 정보를 공유하는 문화, 커뮤니티 활동의 부작용 등, 당시의 고민이 모여 현재 헤이그라운드만의 문화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헤이그라운드의 문화 중 특히 중요한 하나는 협력을 통한 연결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헤이그라운드에 입주하면 진짜 협업이 많이 일어나는지 물어보곤 하는데요, 멤버들이 만든 협업 사례를 통해 대답을 대신해 보려 합니다.
세 멤버가 함께 만들면 임팩트는 더 커져요.
모레상점*을 운영하는 임팩토리얼은 매년 환경의 날에 ‘그제상점’이라는 이름으로 마켓을 열고 있어요. 올해는 다시입다연구소*와 댄스위드비*가 합류해 판을 키웠고요. 임팩토리얼에서는 작은 하자로 판매되지 못한 제품 등 사연 있는 제품을 판매해 수익금을 환경 단체에 기부하는 플리마켓을, 다시입다연구소에서는 1:1 물물 교환으로 안 입는 옷이 재화가 되어 새로운 옷을 얻을 수 있는 대안적 의류 소비 문화 행사인 21%파티를, 댄스위드비에서는 환경을 위해 앞장서는 활동가와 농부 연사를 섭외해 토크쇼를 열었습니다.
환경 보호라는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에 하는 일이 서로 다른 세 조직이 더욱 쉽게 협업할 수 있었어요. 또한 이 세 조직을 지지하는 팬들도 서로 비슷한 가치를 지향하기에 행사장에 방문한 사람들 모두 그제상점에서 열린 모든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며 각 조직의 임팩트가 커지는 데도 큰 도움이 되었답니다.
*모레상점 : 지속가능한 책임소비를 지향하는 쇼핑몰로 수익금의 1%를 환경문제 예방, 개선, 회복을 위한 프로젝트에 기부한다.
*다시입다연구소 : 패션 산업이 환경에 끼치는 악영향을 알리고 의류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의류 교환 행사인 21%를 개최한다.
*댄스위드비 : 꿀벌과 인류의 공존을 위한 커뮤니티를 운영한다. 꿀벌에 대해 함께 공부하고 공생을 위한 고민을 함께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댄비 학교를 운영한다.
'모레다시댄비' 행사 풍경.
가치에 공감해주고 도와주는 멤버들이 있어요.
씨드앤*에서는 AIot 기반의 온도관리 솔루션 리프(leaf)를 개발하고 있어요. 헤이그라운드는 8층 규모의 건물 두 곳을 운영하고 있어 전기 에너지 사용량에 대한 책임감도 막중하기에, 씨드앤의 제안을 받고 지난 여름부터 리프를 시범 도입하여 운영 중에요. 공용공간뿐 아니라 이웃 멤버의 사무실에도 테스트 배드로 리프 도입을 제안하였는데, 입주사 7곳(안전가옥, HGI, 에누마, 자란다, 빅이슈 코리아 등)이 흔쾌히 응해주었죠.
참여 입주사는 무료로 리프 서비스를 이용하며 쾌적한 온도의 사무실에서 일할 수 있었고, 씨드앤은 온도의 쾌적성 및 조작의 편리성 등 사용자 측면의 피드백을 수집해 리프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할 수 있었습니다. 에너지 절감 효과까지 있었기에 헤이그라운드 팀은 내년에도 리프를 확대 적용해 나갈 예정이에요. 헤이그라운드 멤버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서로의 사업에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성장해 나가고 있어요.
*씨드앤 : 에너지 친화적인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을 미션으로, 에너지를 적재적소에 쓸 수 있도록 데이터에 기반한 에너지 관리 방식의 기준을 만드는 인공지능 솔루션을 개발한다.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사이로 발전해요.
이웃 사무실을 쓰던 ESC(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와 빠띠*는 물품을 빌려주는 등 소소한 도움을 주고받으며 가까워졌다고 해요. 그러던 중 ESC에서 여성과학기술인 정책 포럼을 준비하게 되었고 타운 미팅 운영 경험이 있는 파트너 조직을 찾다가 헤이그라운드에 입주해 관계가 생긴 빠띠에 협업을 제안하게 되었어요.
해당 행사는 지난 20여 년간 여성과학기술인 정책의 발자취를 뒤돌아보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였는데요, ESC가 기획 및 감독하고, 빠띠가 공동 기획을 하며 행사 준비와 진행을 수행하는 형식으로 아웃소싱 계약을 하였습니다. ESC는 만성적인 인력 문제로 늘 행사 진행 스탭이 부족하였고, 빠띠는 과학기술분야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는데, 서로 미흡한 점을 보완하며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는 후문을 들었어요. 타운 미팅 행사는 과학기술 분야 현업 종사자, 학생, 경력보유자, 이직자 등 총 55명이 참여해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고 하네요.
*ESC :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로, 과학적 사고와 합리성이 한국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및 문화 활동을 전개하고 시민사회와 연대하여 한국 사회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설계하는 일에 동참하고 있다.
*빠띠 : 빠띠는 열린 기술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플랫폼 협동조합으로, 데모스X, 캠페인즈, 데이터트러스트, 믹스온, 타운홀, 카누 등의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기꺼이 먼저 주고 받는 사람들이 모여 있어요.
새롭고 커다란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것만이 협업은 아니에요. 헤이그라운드에는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을 나눌 줄 아는 사람들이 모여있어요. 디지털 보안 및 안전 기술을 연구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비영리 조직인 인터랩*은 헤이그라운드 비영리 조직을 대상으로 무료로 사이버 보안 컨설팅을 진행해 주기도 했죠.
청각장애인을 위한 문자통역서비스를 제공하는 에이유디*는 연말까지 헤이그라운드 공간에서 개최하는 행사에 문자통역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해 주기로 했고요. 뿐만아니라 행사에서 남은 먹거리, 이벤트를 하고 남은 굿즈, 사용에 문제는 없지만 판매가 어려운 자사 제품 등을 필요한 사람에게 나누는 모습은 정말 흔히 펼쳐지는 풍경이랍니다.
주는 사람이 있다면 받고 싶은 사람도 있죠. 얼마 전에는 종이가방을 구한다는 글이 오프라인 게시판에 붙었어요. 다시입다연구소에서 전시 디스플레이에 활용하기 위한 소품을 구하고 있었던 것인데요. 며칠이 지나자, 게시물 앞에 종이가방이 하나씩 모이기 시작했어요. 전시를 마친 후 다시입다연구소에서 종이 가방을 재사용하는데 동참한 멤버들을 향한 감사인사를 남겼고요.
또 최근에는 소셜 액션 플랫폼 베이크*를 운영하는 소셜밸류랩 소속 멤버가 길고양이(헤이그라운드 멤버들이 공동 육묘(?)중인 고양이. 이름은 길순이) 달력 만들기를 추진하고 있어요. 달력 판매금을 모아 노묘 길순이의 건강검진비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동참 의사를 밝힌 헤이그라운드 멤버는 총 5명, 따뜻한 마음을 한데 모여 새로운 액션을 만들고 있어요.
*인터랩 : 시민들과 활동가들이 사이버 폭력 또는 공격으로부터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디지털 보안 및 안전 기술을 연구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비영리 단체다.
*에이유디 : 논난청인의 의사소통과 사회참여의 불평등 해소를 미션으로, 농난청인의 인권을 존중하며 지속가능한 소통과 나눔을 위해 협동하는 조합이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전문적으로 문자통역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베이크 : 내가 직접 만들고 참여하는 사회적 가치 소셜 액션 네트워크 플랫폼이다. 내 주변 사회 문제에 관심이 있고 변화를 직접 만들어 가고 싶은 사람들을 연결하고 있다.
헤이그라운드 성수 시작점 1층, 다시입다연구소의 "종이 쇼핑백을 구합니다!"
소셜 액션 플랫폼 베이크에서 진행중인 길순이 달력 만들기 모집 글
헤이그라운드에서 협업이 많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헤이그라운드는 자연스러운 만남을 추구해요. 먼저 공간이 분위기를 만들고 있죠. 독립공간에 가기 전 반드시 거쳐야 하는 키친과 라운지에서 멤버들은 서로 안면을 틀 수밖에 없어요. 입주 후 첫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헤이그라운드 운영팀은 먼저 입주한 멤버들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간략히 설명하고, 새로운 멤버의 입주 시점에 맞춰 엘리베이터 미디어보드를 통해 소개와 환영을 전합니다. 멤버가 서로를 더 잘 알아갈 수 있도록 각 지점 거점 공간에 팝업을 열 수 있도록 적극 권장하고 있으며, 한 달에 한 번 멤버의 소식을 차곡차곡 실은 뉴스레터도 발행하고 있고요.
가끔 빵빵한 리워드가 있는 입주사 모의고사를 열어 서로가 하는 일을 보다 적극적으로 찾아 볼 수 있도록 유도하죠. 이렇듯 헤이그라운드 운영팀 팀은 서로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일상적인 장치를 많이 마련해요. 가끔 운영팀이 정말 잘 맞을 것 같은 멤버들을 직접 소개해 주기도 하는데, 원래 인사하지 않고 지냈던 사이일지라도 이미 서로 하는 일을 알고 있는 상태일 때가 많더라고요. 강요보다는 자연스러운 노출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멤버들이 편하게 소통하고 새로운 일을 도모하는 데에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간혹 무언가 제안하고 싶은데, 인지도가 부족해서, 아무도 참여하지 않을 것 같아서, 등을 이유로 용기를 내지 못하는 멤버들도 있어요. 헤이그라운드에서 일어나는 협업의 형태는 고양이 달력을 만드는 일부터 연간 행사를 함께 만드는 일까지 폭 넓어요. 그 시작 역시 온오프라인 게시판에 무언가 올리는 것부터 헤이그라운드 운영팀을 찾아오는 것까지 다양하고요.
헤이그라운드는 협업의 크고 작음을 떠나 새로운 모습의 연결을 만들어 나가는 모든 멤버들을 언제나 응원하고 있으니, 주저 말고 용기 내 보시길 바랍니다:)
글 | 헤이그라운드 워크스페이스 파트장 노유리
사진 | 포토그래퍼 김원만, 베이크 웹사이트, 헤이그라운드 브랜드 디자이너 최예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