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사회를 변화시킬 '가능성'에 투자하는 사람들

2023-04-27

위기의 시대, 비영리에서 기회를 찾다 ① 브라이언임팩트 x 루트임팩트


[인터뷰] 비영리조직 성장 지원하는 브라이언임팩트×루트임팩트
사회 불확실성 심화…해결하려면 비영리적 접근 중요
사회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비영리조직이 사업 지속할 수 있는 토대 마련


“사회는 굉장히 빠르게 변화하고,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다양한 방법이 존재하죠. 정답이 있는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사회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에 투자합니다.”


브라이언임팩트와 루트임팩트가 비영리조직을 지원하는 이유다.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영리적인 방식이 필요하지만, 막상 자원이나 자본의 부족함 때문에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는 조직이 많기 때문이다.
사회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건강한 비영리조직들이 계속 활동할 수 있도록 브라이언임팩트는 ‘임팩트 그라운드(Impact Ground)’ 사업을 루트임팩트는 ‘헤이그라운드 비영리 멤버십’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현장에서 활동하는 비영리조직들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제공하는 것이다.


브라이언임팩트는 ‘임팩트 그라운드’ 1기와 2기를 선정해 각각 6곳에 100억원(1기), 15곳에 150억원(2기)를 지원했다. 또 루트임팩트와 파트너로 함께하며 ‘헤이그라운드 비영리 멤버십’ 사업을 후원했다. 24개 비영리조직들에게 2년 동안 평균 입주비용 대비 최대 80% 할인된 금액으로 공간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성장지원 프로그램 ▲서비스 ▲이벤트 등 멤버십 혜택도 준다. 회의실, 라운지, 스튜디오 공간 이용은 물론, 법률, 마케팅, HR, 계약관리, 모금솔루션, 메타버스 플랫폼 등 다양한 업무도구도 제공한다. 브라이언임팩트는 헤이그라운드 비영리 멤버십 사업에 총 2년의 입주 기간 동안 10억원을 지원했다.
비영리조직들이 더욱 실험적으로 도전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이들의 토양이 되고 싶다는 브라이언임팩트와 루트임팩트. 현장에 진짜 필요한 부분을 지원하고 싶다는 두 기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에는 나종일 루트임팩트 임팩트 클러스터 부문 리드, 정승구 루트임팩트 임팩트 클러스터 비영리 성장 프로젝트 리드, 박진석 브라이언임팩트 디렉터가 참여했다.


(왼쪽부터) 정승구 루트임팩트 임팩트 클러스터 비영리 성장 프로젝트 리드, 나종일 루트임팩트 임팩트 클러스터 부문 리드, 박진석 브라이언임팩트 디렉터.



(사)다시입다연구소는 21% 파티를 열고 있다. 옷장 속에 안입는 옷을 교환하는 특별한 파티를 진행하는 것이다. 의류가 무분별하게 폐기되는 것에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참여한다. 협동조합 무의는 장애와 비장애를 아우를 수 있는 통합적인 콘텐츠를 제작한다. ‘휠체어가 다니기 좋은 곳은 모든 사람이 다니기 좋은 곳’이라는 신념으로 장애에 대한 부정적·의존적인 인식 개선에 나서고 있다.


두 조직의 사례처럼 비영리조직은 특별한 아이디어로 세상을 변화시킨다. 특정한 목적과 미션을 최우선으로 두고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한다. 영리기업이 비즈니스 솔루션에 집중하는건 당연하기에 ‘비즈니스에 얼마나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하다면, 비영리조직은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길 원하는가’에 공감하는 사람들의 열망을 묶어낸다. 시급하거나, 당장 시급하지 않더라도 누군가는 계속 해야 하는 일에도 나선다. 더프라미스가 튀르키예 지진 이후 발빠르게 모금이나 국제구호활동을 펼쳤고, 사단법인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는 과학적 사고와 합리성이 한국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및 문화 활동을 펼치는게 대표적인 사례다.


나종일 리드는 “브라이언임팩트의 지원으로 비영리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팀들에게 큰 희망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비영리조직 활동이 세상을 변화시키기까지
비영리조직의 가치에 공감하는 지지자들은 이들의 활동에 힘을 보태고 있다. 특정한 가치에 관심 있는 지지자들이 서로 다른 조직에서 활동하면서 조직 간에 훨씬 큰 시너지가 나는 것이다. 비영리조직과 지지자들의 지속적인 활동은 (상대적으로)활동반경이 넓은 플레이어들에게 자극을 주고,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촉매제가 되기도 한다. 그렇게 세상은 변하는 것이다.
‘잘할 수 있는 문제’를 찾기보다 ‘비영리조직밖에 할 수 없는 문제’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비영리조직이 특별한 이유다. 박진석 디렉터는 “정부에서는 국민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집행이 어렵고, 기업은 비즈니스 모델이 없으면 시도할 수 없다. 그러니까 비영리조직에서만 할 수 있는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비영리조직의 역할은 특정한 이슈에 대해 국민적인 합의가 이뤄지게 만드는 것이다. 이것이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비영리조직의 가장 큰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비영리조직에서밖에 못하는 일이 있어요. 그런 일을 하는 비영리조직을 지원하는 거고요. 비영리조직에서 자신들이 해온 역할을 정부나 기업에게 넘기면 이게 사회문제를 해결한 거라고 생각해요.”



박진석 디렉터는 “영리든 비영리든 사회문제를 해결하는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원시 비영리 조직의 자율성을 최대한 고려
양 기관은 사회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비영리조직들이 부족한 자금 때문에 중단되지 않도록 비영리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들의 지원이 특별한 것은 ‘조직이 얼마나 믿을만한 지, 어떻게 사회문제를 해결하는지, 미래 비전은 무엇인지’를 기준으로 선정하지만, 이후 지원금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서는 각 조직이 계획을 세운다는 것이다.
박진석 디렉터는 “일부에서는 그렇게 지원해서 실패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걱정도 한다. 하지만 우리가 개입을 하거나, 다양한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킬 기회를 막아 버리면 정말 좋은 방법을 찾아낼 수 없다. 지금은 정답이 있는 사회가 아니기 때문”라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임팩트 그라운드 사업은 아직 만들어 가는 중이라는게 박 디렉터의 설명이다. 핵심적인 기조와 가치는 유지하되, 매년 선정 방식이나 대상자 등을 정형화 시키지 않았다는 것. 올해 역시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선정할지, 언제 선정할 지 등도 고민 중이다.
그는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고, 불확실성도 있고, 복합적인 문제가 많은데 정해진 형태로 지원하는 것은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답은 아닌 것 같다”면서 “지금은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보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향후 사업이 정리되긴 하겠지만, 한 가지 방식으로만 지원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비영리조직만 지원하겠단 생각은 아니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영리조직을 먼저 지원하게 된건, 아직까지는 상대적으로 지원이 부족한 비영리조직을 먼저 지원하기로 한거죠. 하지만 어쨌든 영리든 비영리든 사회문제를 해결하는게 가장 중요한 문제인 것 같아요.”


정승구 리드는 “건강하게 작동하는 비영리조직은 복잡한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다양한 해결방법들을 모을 수 있는 연결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찰떡궁합 자랑하는 브라이언임팩트×루트임팩트

브라이언임팩트가 루트임팩트를 파트너로 삼은 이유는 ‘공간이 가진 힘’과 ‘목표지향적으로 결과물을 도출해 내는 방식’에 있었다. 박진석 디렉터는 “지금은 디지털 시대라서 온라인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공간이 가진 힘이 굉장히 크다”면서 “화장실을 가다가 우연히 만나 이야기 하고 그 과정에서 아이디어가 나오고, 협업이 이뤄지고, 생각지도 못한 문제들이 해결될 수도 있다. 루트임팩트가 운영하는 헤이그라운드에서 그런 기회들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루트임팩트는 실질적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조직을 선정할 때도 명확한 기준이 있고, 누구라도 납득할 수 있는 자료를 가지고 사업을 진행한다. 이런 부분은 다른 파트너들과 차별화되는 장점이기도 하다”라며 함께 하게된 이유를 전했다.
브라이언임팩트와 루트임팩트의 이같은 지원은 비영리 생태계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사회문제 해결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비영리 조직에게 필요한 8가지 성장 방향성



특히 루트임팩트가 멤버십 조직들과 함께 토론을 통해 찾아낸 비영리 조직에게 필요한 8가지 성장 방향성(▲개인 후원자 발굴 ▲수익 모델 개발 ▲기업후원 및 지원사업 유치 ▲인재의 채용과 유지 ▲지지그룹 빌당 ▲거버넌스 정립 ▲브랜딩과 홍보)에도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게 나종일 리드와 정승구 리드의 설명이다.
정승구 리드는 “사실 모든 조직이 재무적 성장만 필요한 건 아니다. 오히려 재무적 성장만 추구하다 조직의 건전성이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면서 “지속가능성을 위한 방향은 각 기업들이 다를 것이기에 이들이 각 조직에 맞는 방식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나종일 리드는 “보통 창업을 할 때 법인격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여러 가지를 고려한다. 외부의 지원과 환경도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인데, 브라이언임팩트의 지원 덕분에 비영리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팀들에게 큰 희망이 되고 있다”면서 “브라이언임팩트가 계속 다양하게, 다른 방식으로 지원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어서 비영리 창업자들이 더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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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소셜임팩트뉴스 박미리 기자

사진 : 소셜임팩트뉴스 염지현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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