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호 | HGI 임팩트비즈니스 팀장
SK텔레콤과 SK플래닛에서 사내벤처 관련 업무를 담당하다 2016년 HGI에 투자 심사역으로 합류해 지금은 임팩트비즈니스팀을 이끌고 있다. 슬럼프가 올 때면 작은 성취들을 만들어 가며 이겨낸다. ‘꾸역꾸역, 꾸준히'의 힘을 믿는다.
"저희는 재무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모두 추구하는 욕심 많은 투자자입니다."
HGI는 어떤 사회문제에 집중하고 있나요?
작년에 HGI의 비전과 미션, 핵심가치 등을 재정의하는 시간을 보냈어요. 그러면서 크게 세 가지의 주제에 집중하기로 했는데요. 기후 위기 상황을 조금이라도 늦추는 것, 기후 위기에 사람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 기후 위기 적응에 소외되는 사람들을 품는 것입니다. 이 주제가 자연스럽게 저희가 투자하는 분야로 이어지는데요. 환경이라는 주제에 당연히 관심이 많고요. 친환경 에너지, 디지털 헬스케어를 포함한 헬스케어, 미래 교육, 시니어 산업 등의 분야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HGI는 임팩트 투자라는 방식으로 사회 문제 해결에 접근하죠. 임팩트 투자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략하게 설명 부탁 드려요.
가장 쉽게는 사회적 가치와 재무적 가치 두 가지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투자라고 볼 수 있어요. 사실 임팩트 투자라는 단어 안에 포함될 수 있는 영역은 굉장히 넓어요. Venture Philanthropy처럼 후원 성격의 투자도 있고, 저희처럼 일반적인 투자 영역에서 임팩트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투자까지를 아우를 수도 있고요. 재무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어느 정도의 비중으로 두느냐에 따라 성격이 조금 달라지는데요. 저희 같은 경우는 시장 수익률 이상의 재무적 가치를 추구하면서 동시에 사회적 가치를 놓지 않으려고 하는, 욕심 많은 투자자이긴 합니다. (웃음)
최근 임팩트 투자로 유입되는 자금도 매우 많아지는 중이라고 들었어요.
현 정권 들어서면서부터 소셜 임팩트 분야에 공적 자금이 매우 많이 유입됐죠. 그러면서 정부 모태 펀드나 한국 성장 금융 등의 자금 출자를 받아 펀드도 만들어졌어요. 그리고 최근엔 ESG 강풍이 불어 닥쳤잖아요. 민간 자금도 확실히 많아지는 추세입니다.
자금이 많이 유입되면 생태계에는 어떤 영향이 있나요?
우선 자금이 들어오는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기업 가치 인플레이션이 심화되고 있는 측면이 하나 있어요. 사실 요즘은 시장 전체에 유동성이 넘치는 상황이 됐죠. 이로 인해 전반적인 자산 가치의 인플레이션도 일어나지만 동시에 투자 대상 기업 가치의 인플레이션도 굉장히 심하게 일어나고 있어요.
다른 한 편으로는, 소셜 벤처 창업이 하나의 주요한 옵션 중 하나라는 인식이 창업자들에게 많이 생겼어요. 이건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동시에, 이제는 소셜 벤처들이 스스로의 수익모델과 생존력을 증명해야 되는 시기가 됐다고 봐요. 정부 지원이나 아이디어성 프로젝트가 아니라 자체적으로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 더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해요.
최근 HGI의 성과 중 자랑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저희가 작년 연말과 올해 초에 두 개의 펀드에 동시에 출자 사업 선정이 됐어요. 이를 통해 지난 6월 두 개의 펀드 결성을 완료해 AUM(자산 운용 규모)이 많이 커졌고, 투자할 수 있는 단계와 분야, 투자건당 투자금 규모도 다양해졌습니다. 하나는 대성 창업 투자와 공동으로 운영하는 KDB 대성 HGI 그린 임팩트 펀드로 그린 뉴딜과 소셜 임팩트가 결합된 분야에 투자하는 펀드고요. 다른 하나는 메가인베스트먼트와 함께 운영하는 더블 임팩트 펀드입니다. 10년 내에 벌어질 수 있는 가장 큰 사회문제들이 무엇일까 고민하며 접근하는 펀드예요. 재원이 마련되었으니 더 열심히 투자를 해 나가려 합니다.
HGI에서 투자한 회사의 피드백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나요?
아무래도 투자를 받으신 대표님들은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는 편이고요. (웃음) 제 경우엔 ‘누구머니’라는 VC(벤처 캐피탈) 리뷰 사이트에서 본 피드백이 떠오르네요. 내용으로 봐서는 저희와 논의만 진행하시고 투자까지는 받지 않으신 곳 같았는데요. 스타트업에 대한 열정과 진솔함을 느끼셨고, 적극적으로 도와주려는 느낌을 받으셨다고 써 주셨어요. 저희 HGI의 인재상 세 가지가 담대함, 진솔함, 친절함이거든요. 저희가 중시하는 부분이 그 분께 잘 전달되었구나 싶어 기억에 남습니다.
HGI의 조직문화 자랑 좀 해주세요.
위에서도 ‘친절함' 이야기를 했는데, 외부에도 친절하려고 노력하는 만큼 내부 구성원들도 서로에게 굉장히 친절한 팀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2016년부터 일하면서 계속해서 조직 규모도 커져 왔는데요. 여전히 서로에게 솔직하고 친절한 문화가 유지되고 있다고 느낍니다.
재호님은 HGI 합류 전엔 어떤 일을 하셨나요?
SK텔레콤 공채로 입사해서 일하다가 SK텔레콤이 SK플래닛으로 분할하면서 SK플래닛으로 넘어가 사내 벤처 관련한 일을 3-4년 정도 했어요. 그때 회사에서 펀딩을 받고 아이템 만들어서 런칭도 하고 서비스도 운영해 봤습니다. 창업자들이 하는 경험을 사내 벤처에서 한 거죠. 그러면서 창업의 재미도 느끼긴 했는데, 창업보다는 VC라는 업에 대해 관심이 생겼어요. 당시 미국에서 한창 VC들이 주목을 받을 때이기도 했고요. 그래서 VC를 준비해 보려고 하던 찰나에 HGI에서 제안을 받아 심사역을 하게 됐습니다.
당시만 해도 HGI가 하려는 ‘임팩트 투자'라는 것이 생소한 때였던 것 같은데요. 그에 대한 불안감은 없으셨나요?
고객에게나 사회에 의미가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는데요. HGI가 제가 추구하는 것과 잘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원래는 미국 MBA 진학 후에 VC로 커리어를 전환하려 했었거든요. 그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심사역으로 일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회사 초기에 합류하면 회사와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있었고요.
좋은 임팩트 투자자가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임팩트 투자자도 결국 투자자잖아요. 우선 좋은 투자자가 되어야겠죠. 좋은 투자자가 되려면 기본적으로는 자기만의 원칙이 있어야 되는 것 같아요. 시행착오를 겪으며 만드는 자신만의 원칙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거기에 더해서 임팩트 투자자에게는 다른 투자자보다 끈기가 조금 더 필요한 것 같아요. 저희가 만나는 대표님들의 경우 어떤 문제에 대해 그걸 해결할 때까지 끝을 보고 싶다는 각오로 시작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문제 해결이 정말 절실한 분들이죠. 그걸 잘 캐치하고 공감해서 함께 인내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요소인 것 같아요.
슬럼프가 올 땐 어떻게 하시나요?
슬럼프를 겪었던 적이 몇 번 있는데요.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이면서 슬럼프가 오게 되는 요소들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제 경우는 대부분 제 의지와는 상관 없는 외부의 요인들로 일이 중단되거나, 노력과 상관없이 안 되는 상황이 찾아올 때 힘들어 하는데요. 우선 그 상황과 저를 분리시키는 작업을 하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나서 작은 성취를 반복적으로 달성하려고 노력해요. 그 성취는 일과 관련된 것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요.
예를 들면 어떤 성취인가요?
저는 굉장히 계획적이고 규칙적으로 사는 사람인데요. 아주 사소한 성취 거리를 계획에 넣고 매일 지키는 거예요. 예를 들면 매일 아침 동네를 한 바퀴 걷는 것이 될 수도 있고요. 일주일 동안 0.5kg을 감량하겠다는 것일 수도 있죠. 저는 심사역으로 일하고 있으니까 한 달에 10개의 팀을 꼭 만난다, 이렇게 일과 관련된 성취일 때도 있고요. 우선 이런 목표를 잡고, 그냥 꾸역꾸역 하다보면 좀 나아져요. 키워드는 ‘꾸역꾸역’과 ‘꾸준히’입니다. (웃음)
헤그 멤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터닝포인트 - 9/11 그리고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다큐멘터리를 추천하고 싶어요. 개인적으로 최근 대두되고 있는 많은 이슈들의 시작이 9/11 테러라고 생각하는데요. 정치적 분열부터 경제 양극화, 미국/유럽/중동의 모든 지정학적 불안, 차이나 라이징 등등이요. 물론 그 이전으로 더 거슬러 올라가 냉전이나 2차 대전까지 갈 수도 있겠지만,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한 번 되짚어볼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해요. 현대의 여러 이슈들에 대해 좀 더 다층적인 차원의 이해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합니다.
Interview 헤이리슨 | Photo 고재호님
고재호 | HGI 임팩트비즈니스 팀장
SK텔레콤과 SK플래닛에서 사내벤처 관련 업무를 담당하다 2016년 HGI에 투자 심사역으로 합류해 지금은 임팩트비즈니스팀을 이끌고 있다. 슬럼프가 올 때면 작은 성취들을 만들어 가며 이겨낸다. ‘꾸역꾸역, 꾸준히'의 힘을 믿는다.
"저희는 재무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모두 추구하는 욕심 많은 투자자입니다."
HGI는 어떤 사회문제에 집중하고 있나요?
작년에 HGI의 비전과 미션, 핵심가치 등을 재정의하는 시간을 보냈어요. 그러면서 크게 세 가지의 주제에 집중하기로 했는데요. 기후 위기 상황을 조금이라도 늦추는 것, 기후 위기에 사람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 기후 위기 적응에 소외되는 사람들을 품는 것입니다. 이 주제가 자연스럽게 저희가 투자하는 분야로 이어지는데요. 환경이라는 주제에 당연히 관심이 많고요. 친환경 에너지, 디지털 헬스케어를 포함한 헬스케어, 미래 교육, 시니어 산업 등의 분야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HGI는 임팩트 투자라는 방식으로 사회 문제 해결에 접근하죠. 임팩트 투자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략하게 설명 부탁 드려요.
가장 쉽게는 사회적 가치와 재무적 가치 두 가지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투자라고 볼 수 있어요. 사실 임팩트 투자라는 단어 안에 포함될 수 있는 영역은 굉장히 넓어요. Venture Philanthropy처럼 후원 성격의 투자도 있고, 저희처럼 일반적인 투자 영역에서 임팩트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투자까지를 아우를 수도 있고요. 재무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어느 정도의 비중으로 두느냐에 따라 성격이 조금 달라지는데요. 저희 같은 경우는 시장 수익률 이상의 재무적 가치를 추구하면서 동시에 사회적 가치를 놓지 않으려고 하는, 욕심 많은 투자자이긴 합니다. (웃음)
최근 임팩트 투자로 유입되는 자금도 매우 많아지는 중이라고 들었어요.
현 정권 들어서면서부터 소셜 임팩트 분야에 공적 자금이 매우 많이 유입됐죠. 그러면서 정부 모태 펀드나 한국 성장 금융 등의 자금 출자를 받아 펀드도 만들어졌어요. 그리고 최근엔 ESG 강풍이 불어 닥쳤잖아요. 민간 자금도 확실히 많아지는 추세입니다.
자금이 많이 유입되면 생태계에는 어떤 영향이 있나요?
우선 자금이 들어오는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기업 가치 인플레이션이 심화되고 있는 측면이 하나 있어요. 사실 요즘은 시장 전체에 유동성이 넘치는 상황이 됐죠. 이로 인해 전반적인 자산 가치의 인플레이션도 일어나지만 동시에 투자 대상 기업 가치의 인플레이션도 굉장히 심하게 일어나고 있어요.
다른 한 편으로는, 소셜 벤처 창업이 하나의 주요한 옵션 중 하나라는 인식이 창업자들에게 많이 생겼어요. 이건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동시에, 이제는 소셜 벤처들이 스스로의 수익모델과 생존력을 증명해야 되는 시기가 됐다고 봐요. 정부 지원이나 아이디어성 프로젝트가 아니라 자체적으로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 더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해요.
최근 HGI의 성과 중 자랑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저희가 작년 연말과 올해 초에 두 개의 펀드에 동시에 출자 사업 선정이 됐어요. 이를 통해 지난 6월 두 개의 펀드 결성을 완료해 AUM(자산 운용 규모)이 많이 커졌고, 투자할 수 있는 단계와 분야, 투자건당 투자금 규모도 다양해졌습니다. 하나는 대성 창업 투자와 공동으로 운영하는 KDB 대성 HGI 그린 임팩트 펀드로 그린 뉴딜과 소셜 임팩트가 결합된 분야에 투자하는 펀드고요. 다른 하나는 메가인베스트먼트와 함께 운영하는 더블 임팩트 펀드입니다. 10년 내에 벌어질 수 있는 가장 큰 사회문제들이 무엇일까 고민하며 접근하는 펀드예요. 재원이 마련되었으니 더 열심히 투자를 해 나가려 합니다.
HGI에서 투자한 회사의 피드백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나요?
아무래도 투자를 받으신 대표님들은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는 편이고요. (웃음) 제 경우엔 ‘누구머니’라는 VC(벤처 캐피탈) 리뷰 사이트에서 본 피드백이 떠오르네요. 내용으로 봐서는 저희와 논의만 진행하시고 투자까지는 받지 않으신 곳 같았는데요. 스타트업에 대한 열정과 진솔함을 느끼셨고, 적극적으로 도와주려는 느낌을 받으셨다고 써 주셨어요. 저희 HGI의 인재상 세 가지가 담대함, 진솔함, 친절함이거든요. 저희가 중시하는 부분이 그 분께 잘 전달되었구나 싶어 기억에 남습니다.
HGI의 조직문화 자랑 좀 해주세요.
위에서도 ‘친절함' 이야기를 했는데, 외부에도 친절하려고 노력하는 만큼 내부 구성원들도 서로에게 굉장히 친절한 팀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2016년부터 일하면서 계속해서 조직 규모도 커져 왔는데요. 여전히 서로에게 솔직하고 친절한 문화가 유지되고 있다고 느낍니다.
재호님은 HGI 합류 전엔 어떤 일을 하셨나요?
SK텔레콤 공채로 입사해서 일하다가 SK텔레콤이 SK플래닛으로 분할하면서 SK플래닛으로 넘어가 사내 벤처 관련한 일을 3-4년 정도 했어요. 그때 회사에서 펀딩을 받고 아이템 만들어서 런칭도 하고 서비스도 운영해 봤습니다. 창업자들이 하는 경험을 사내 벤처에서 한 거죠. 그러면서 창업의 재미도 느끼긴 했는데, 창업보다는 VC라는 업에 대해 관심이 생겼어요. 당시 미국에서 한창 VC들이 주목을 받을 때이기도 했고요. 그래서 VC를 준비해 보려고 하던 찰나에 HGI에서 제안을 받아 심사역을 하게 됐습니다.
당시만 해도 HGI가 하려는 ‘임팩트 투자'라는 것이 생소한 때였던 것 같은데요. 그에 대한 불안감은 없으셨나요?
고객에게나 사회에 의미가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는데요. HGI가 제가 추구하는 것과 잘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원래는 미국 MBA 진학 후에 VC로 커리어를 전환하려 했었거든요. 그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심사역으로 일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회사 초기에 합류하면 회사와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있었고요.
좋은 임팩트 투자자가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임팩트 투자자도 결국 투자자잖아요. 우선 좋은 투자자가 되어야겠죠. 좋은 투자자가 되려면 기본적으로는 자기만의 원칙이 있어야 되는 것 같아요. 시행착오를 겪으며 만드는 자신만의 원칙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거기에 더해서 임팩트 투자자에게는 다른 투자자보다 끈기가 조금 더 필요한 것 같아요. 저희가 만나는 대표님들의 경우 어떤 문제에 대해 그걸 해결할 때까지 끝을 보고 싶다는 각오로 시작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문제 해결이 정말 절실한 분들이죠. 그걸 잘 캐치하고 공감해서 함께 인내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요소인 것 같아요.
슬럼프가 올 땐 어떻게 하시나요?
슬럼프를 겪었던 적이 몇 번 있는데요.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이면서 슬럼프가 오게 되는 요소들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제 경우는 대부분 제 의지와는 상관 없는 외부의 요인들로 일이 중단되거나, 노력과 상관없이 안 되는 상황이 찾아올 때 힘들어 하는데요. 우선 그 상황과 저를 분리시키는 작업을 하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나서 작은 성취를 반복적으로 달성하려고 노력해요. 그 성취는 일과 관련된 것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요.
예를 들면 어떤 성취인가요?
저는 굉장히 계획적이고 규칙적으로 사는 사람인데요. 아주 사소한 성취 거리를 계획에 넣고 매일 지키는 거예요. 예를 들면 매일 아침 동네를 한 바퀴 걷는 것이 될 수도 있고요. 일주일 동안 0.5kg을 감량하겠다는 것일 수도 있죠. 저는 심사역으로 일하고 있으니까 한 달에 10개의 팀을 꼭 만난다, 이렇게 일과 관련된 성취일 때도 있고요. 우선 이런 목표를 잡고, 그냥 꾸역꾸역 하다보면 좀 나아져요. 키워드는 ‘꾸역꾸역’과 ‘꾸준히’입니다. (웃음)
헤그 멤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터닝포인트 - 9/11 그리고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다큐멘터리를 추천하고 싶어요. 개인적으로 최근 대두되고 있는 많은 이슈들의 시작이 9/11 테러라고 생각하는데요. 정치적 분열부터 경제 양극화, 미국/유럽/중동의 모든 지정학적 불안, 차이나 라이징 등등이요. 물론 그 이전으로 더 거슬러 올라가 냉전이나 2차 대전까지 갈 수도 있겠지만,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한 번 되짚어볼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해요. 현대의 여러 이슈들에 대해 좀 더 다층적인 차원의 이해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합니다.
Interview 헤이리슨 | Photo 고재호님